2025.11.25 (화)

  • 흐림동두천 6.5℃
  • 흐림강릉 11.3℃
  • 흐림서울 8.5℃
  • 대전 8.0℃
  • 박무대구 6.7℃
  • 연무울산 9.9℃
  • 흐림광주 9.4℃
  • 연무부산 12.0℃
  • 흐림고창 8.9℃
  • 흐림제주 12.0℃
  • 흐림강화 6.5℃
  • 흐림보은 6.5℃
  • 흐림금산 7.3℃
  • 구름조금강진군 10.0℃
  • 구름조금경주시 5.8℃
  • 구름조금거제 13.3℃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우주칼럼] NASA 우주비행사 ‘레드 스프라이트’ 포착…지구 대기 전기현상 '미스터리' 열쇠될까?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활동 중인 NASA 우주비행사 니콜 에이어스(Nichole "Vapor" Ayers)가 최근 멕시코와 미국 남부 상공을 지나는 궂은 뇌우 위에서 해파리처럼 펼쳐지는 거대한 붉은 섬광, 일명 ‘레드 스프라이트(Red Sprite)’를 포착했다고 Live Science, Futurism, Geo News가 보도했다.

 

이 장면은 전 세계 과학계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대기 전기 현상의 미스터리를 푸는 데 귀중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레드 스프라이트란 무엇인가


레드 스프라이트는 지상 50~90km(약 30~55마일) 상공, 주로 중간권과 이온권 경계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발광 현상(Transient Luminous Event, TLE) 중 하나다. 강력한 양(+)의 구름-지상 번개가 발생할 때, 그 여파로 대기 상층에 순간적으로 형성되는 붉은색 섬광이다.

 

일반 번개와 달리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며, 해파리, 당근, 나무뿌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크기는 최대 80km(약 50마일)까지 뻗고, 가로로는 50km, 심지어 30마일 이상 퍼질 수 있다. 지속 시간은 1/100초~수십 밀리초로 매우 짧다.

 

이 붉은 빛은 상층 대기에서 질소 분자가 높은 에너지의 전자와 충돌하며 방출하는 빛이다. 상부는 붉거나 오렌지색, 하부는 푸른색의 ‘촉수’가 달린 형태로 나타난다. 대기압이 극히 낮은 고도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현상으로, 지상에서는 극히 드물게 포착된다.

 

 

관측과 과학적 의미


스프라이트는 1950년대 항공기 조종사들이 최초로 목격했으나, 공식적으로 사진에 담긴 것은 1989년이 처음이다. 이후 첨단 카메라와 위성, ISS의 관측 덕분에 연구가 진전되고 있다.

 

특히 ISS는 지상 400km 궤도에서 하루 16회 지구를 돌며, 저위도~중위도 지역의 모든 시간대에서 다양한 대기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이번 에이어스의 사진 역시 ISS가 멕시코와 미국 남부(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상공을 지날 때 포착됐다.

 

ISS에는 번개 영상 센서(LIS), 대기-우주 상호작용 모니터(ASIM) 등 특수 장비가 탑재돼 있다. LIS는 4km 해상도로 번개 발생 위치와 에너지를 실시간 측정하며, ASIM은 12fps의 고속 카메라와 자외선·적외선 센서로 TLE를 정밀 촬영한다. AI 기반 자동 탐지 시스템도 도입돼, 희미한 스프라이트도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얼마나 자주, 어디서 발생하나

 

글로벌 TLE 분포 연구에 따르면, 스프라이트는 연간 수만~수십만 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SUAL(Upper Atmospheric Lightning Imager) 관측 결과, 전 세계적으로 TLE는 연평균 약 2만~5만건, 이 중 스프라이트가 가장 흔하다.

 

지역별로는 북미, 유럽, 아시아(특히 티베트 고원, 남중국해 등)에서 자주 보고된다. 2022년 남아시아 한 뇌우에서는 한밤중에 105개의 스프라이트가 한 번에 관측된 사례도 있다.

 

대기 화학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

 

스프라이트는 단순한 ‘빛의 쇼’가 아니다. 강력한 전기 방전은 상층 대기 질소 분자를 산화질소(NO, NO₂), 아산화질소(N₂O) 등으로 변화시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프라이트 1회당 약 7.5×10¹⁸개의 NO, 2.6×10¹⁸개의 NO₂, 2.6×10¹⁸개의 N₂O가 생성되며, 오존(O₃)도 3.1×10²²개가 제거된다. 이는 지역 대기 화학과 산화력, 에어로졸 특성, 구름 생성, 심지어 지구의 전기 회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왜 우주에서 관측이 중요한가


지상에서는 구름과 대기 오염, 밝은 번개에 가려 스프라이트 관측이 어렵다. 반면, ISS는 구름 위에서 넓은 시야로 관측이 가능해, 스프라이트의 구조·발생 빈도·뇌우와의 상관관계 등 미스터리를 푸는 데 최적의 플랫폼이다.

 

NASA와 ESA는 ISS의 LIS, ASIM, 그리고 시민과학 프로젝트(Spritacular 등)로 수백 건의 TLE 이미지를 수집해, 글로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스프라이트 연구의 미래


스프라이트와 TLE 연구는 대기 전기, 기후 변화, 위성 통신, 항공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효과를 미친다. 예를 들어, 스프라이트가 발생하는 뇌우는 강력한 폭풍, 허리케인과도 연관되어 있어, 기상 예측 및 극한 기상 분석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TLE가 방출하는 고에너지 입자(테라스트리얼 감마선 플래시, TGF)는 항공기 승무원·탑승객에게 방사선 위험을 줄 수 있어, 실시간 관측 및 경보 시스템 구축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과학기술대학 TLE 연구팀 황하이량 박사는 “스프라이트와 같은 TLE는 대기 상층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자연의 신비"라며 "이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지구 기후, 대기 화학, 심지어 우주기상까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니콜 에이어스 우주비행사가 포착한 이번 ‘붉은 해파리’ 스프라이트는, 지구 대기와 우주가 맞닿는 경계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미스터리를 한 장의 사진에 담아냈다.

 

ISS와 첨단 관측 기술, 그리고 전 세계 과학자·시민의 협업이 더해지며, 인류는 이제야 비로소 이 짧고 강렬한 대기 쇼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8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우주칼럼] 누리호 11월 27일 새벽 네 번째 발사…"우주서 바이오 신약 단서 찾는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네 번째 발사가 오는 11월 27일 새벽 0시 54분부터 1시 14분 사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예정되어 있다. 이번 발사에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가 싣혀 우주로 발사된다. 특히 이번 4차 발사부터는 우주 의료와 바이오 기술 연구를 처음으로 시도한다. 주목받는 큐브위성 ‘BEE-1000’은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펨브롤리주맙, 키트루다) 단백질 결정화 과정을 미세중력 환경에서 관찰하여 신약 개발 고해상도 데이터를 확보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1~3차 발사와 동일한 3단 로켓 구조이지만, 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하는 특수 임무의 차세대중형위성 3호 탑재를 위해 야간(새벽) 발사를 최초로 추진한다. 발사 성공률은 전문가들이 약 90% 이상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급변하는 기상 조건과 우주 물체 충돌 위험성 등을 실시간으로 검토하여 최종 발사 시각을 결정한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주로 오로라 관측 및 우주 환경 연구를 수행하며, 탑재된 ‘바이오캐비닛’은 한림대 연구팀이 개발한 3D 줄기세포 프린팅과 세포 분화·배양 기술을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