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7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우주AtoZ] NASA 우주비행사 ‘레드 스프라이트’ 포착…지구 대기 전기현상 '미스터리' 열쇠될까?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활동 중인 NASA 우주비행사 니콜 에이어스(Nichole "Vapor" Ayers)가 최근 멕시코와 미국 남부 상공을 지나는 궂은 뇌우 위에서 해파리처럼 펼쳐지는 거대한 붉은 섬광, 일명 ‘레드 스프라이트(Red Sprite)’를 포착했다고 Live Science, Futurism, Geo News가 보도했다.

 

이 장면은 전 세계 과학계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대기 전기 현상의 미스터리를 푸는 데 귀중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레드 스프라이트란 무엇인가


레드 스프라이트는 지상 50~90km(약 30~55마일) 상공, 주로 중간권과 이온권 경계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발광 현상(Transient Luminous Event, TLE) 중 하나다. 강력한 양(+)의 구름-지상 번개가 발생할 때, 그 여파로 대기 상층에 순간적으로 형성되는 붉은색 섬광이다.

 

일반 번개와 달리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며, 해파리, 당근, 나무뿌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크기는 최대 80km(약 50마일)까지 뻗고, 가로로는 50km, 심지어 30마일 이상 퍼질 수 있다. 지속 시간은 1/100초~수십 밀리초로 매우 짧다.

 

이 붉은 빛은 상층 대기에서 질소 분자가 높은 에너지의 전자와 충돌하며 방출하는 빛이다. 상부는 붉거나 오렌지색, 하부는 푸른색의 ‘촉수’가 달린 형태로 나타난다. 대기압이 극히 낮은 고도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현상으로, 지상에서는 극히 드물게 포착된다.

 

 

관측과 과학적 의미


스프라이트는 1950년대 항공기 조종사들이 최초로 목격했으나, 공식적으로 사진에 담긴 것은 1989년이 처음이다. 이후 첨단 카메라와 위성, ISS의 관측 덕분에 연구가 진전되고 있다.

 

특히 ISS는 지상 400km 궤도에서 하루 16회 지구를 돌며, 저위도~중위도 지역의 모든 시간대에서 다양한 대기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이번 에이어스의 사진 역시 ISS가 멕시코와 미국 남부(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상공을 지날 때 포착됐다.

 

ISS에는 번개 영상 센서(LIS), 대기-우주 상호작용 모니터(ASIM) 등 특수 장비가 탑재돼 있다. LIS는 4km 해상도로 번개 발생 위치와 에너지를 실시간 측정하며, ASIM은 12fps의 고속 카메라와 자외선·적외선 센서로 TLE를 정밀 촬영한다. AI 기반 자동 탐지 시스템도 도입돼, 희미한 스프라이트도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얼마나 자주, 어디서 발생하나

 

글로벌 TLE 분포 연구에 따르면, 스프라이트는 연간 수만~수십만 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SUAL(Upper Atmospheric Lightning Imager) 관측 결과, 전 세계적으로 TLE는 연평균 약 2만~5만건, 이 중 스프라이트가 가장 흔하다.

 

지역별로는 북미, 유럽, 아시아(특히 티베트 고원, 남중국해 등)에서 자주 보고된다. 2022년 남아시아 한 뇌우에서는 한밤중에 105개의 스프라이트가 한 번에 관측된 사례도 있다.

 

대기 화학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

 

스프라이트는 단순한 ‘빛의 쇼’가 아니다. 강력한 전기 방전은 상층 대기 질소 분자를 산화질소(NO, NO₂), 아산화질소(N₂O) 등으로 변화시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프라이트 1회당 약 7.5×10¹⁸개의 NO, 2.6×10¹⁸개의 NO₂, 2.6×10¹⁸개의 N₂O가 생성되며, 오존(O₃)도 3.1×10²²개가 제거된다. 이는 지역 대기 화학과 산화력, 에어로졸 특성, 구름 생성, 심지어 지구의 전기 회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왜 우주에서 관측이 중요한가


지상에서는 구름과 대기 오염, 밝은 번개에 가려 스프라이트 관측이 어렵다. 반면, ISS는 구름 위에서 넓은 시야로 관측이 가능해, 스프라이트의 구조·발생 빈도·뇌우와의 상관관계 등 미스터리를 푸는 데 최적의 플랫폼이다.

 

NASA와 ESA는 ISS의 LIS, ASIM, 그리고 시민과학 프로젝트(Spritacular 등)로 수백 건의 TLE 이미지를 수집해, 글로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스프라이트 연구의 미래


스프라이트와 TLE 연구는 대기 전기, 기후 변화, 위성 통신, 항공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효과를 미친다. 예를 들어, 스프라이트가 발생하는 뇌우는 강력한 폭풍, 허리케인과도 연관되어 있어, 기상 예측 및 극한 기상 분석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TLE가 방출하는 고에너지 입자(테라스트리얼 감마선 플래시, TGF)는 항공기 승무원·탑승객에게 방사선 위험을 줄 수 있어, 실시간 관측 및 경보 시스템 구축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과학기술대학 TLE 연구팀 황하이량 박사는 “스프라이트와 같은 TLE는 대기 상층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자연의 신비"라며 "이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지구 기후, 대기 화학, 심지어 우주기상까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니콜 에이어스 우주비행사가 포착한 이번 ‘붉은 해파리’ 스프라이트는, 지구 대기와 우주가 맞닿는 경계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미스터리를 한 장의 사진에 담아냈다.

 

ISS와 첨단 관측 기술, 그리고 전 세계 과학자·시민의 협업이 더해지며, 인류는 이제야 비로소 이 짧고 강렬한 대기 쇼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7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지구칼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 드론이 치운다…"에베레스트 쓰레기 역사상 무인 항공기 최초 투입"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산에서 점점 더 심각해지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론이 큰 역할을 했다. 네팔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에어리프트 테크놀로지가 중형 드론을 활용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의 쓰레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Phys.org, DJI 공식 블로그, 네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DJI 플라이카트 30 드론 두 대가 해발 6065m 캠프 1부터 베이스캠프까지 300kg의 쓰레기를 운반하며, 등반가들이 셰르파와 함께 힘겨웠던 쓰레기 수거 작업이 몇 시간에서 단 몇 분으로 단축됐다. 이번 드론 활용은 에베레스트 쓰레기 청소 역사상 최초의 전면 무인 항공기 투입 사례로 기록됐다. 기존 셰르파들은 불안정한 빙하와 위험한 크레바스를 4~8시간에 걸쳐 최대 20kg의 쓰레기를 운반하며 극한의 환경에서 생명을 담보로 작업해왔다. 이에 비해 드론은 15kg까지 화물을 싣고 단 6분 만에 같은 구간을 비행해 인력과 시간을 대폭 절감한다. 사가르마타 오염관리위원회 체링 셰르파 대표는 “10명이 6시간 동안 옮길 수 있는 쓰레기를 드론 한 대가 10분 만에 운반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 혁신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

[우주AtoZ] “달 화산 활동의 비밀을 풀다"…中 창어-6이 밝힌 '달 화산의 열역학적 메커니즘과 비대칭 진화'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과학자들이 창어(嫦娥) 6호 임무를 통해 회수한 달 뒷면 샘플 분석을 토대로 달의 늦은 화산활동을 이끈 새로운 열 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cience Advances』에 2025년 8월 발표된 이 연구는, 약 30억년 전 달이 화산 활동을 멈췄다고 여겨온 기존 관념을 뒤집으며 달의 앞면과 뒷면의 근본적인 구조 및 진화 차이를 새롭게 조명한다. 중국과학원 광저우지구화학연구소의 왕청위안과 쉬이강이 이끄는 연구팀은 달의 화산 활동을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속시킨 이전에 밝혀지지 않았던 열 전달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기존에 달은 약 30억년 전 이후 화산 활동이 중단된 ‘휴면기’에 들어갔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중국의 창어 5호와 6호가 각각 수집해 지구로 귀환시킨 현무암 샘플에서 20억년과 28억년 전까지도 화산 분화가 지속됐음이 처음으로 직접 확인됐다. 특히 이번 창어-6 샘플에서는 28억년과 29억년 전 각각 형성된 아주 낮은 티타늄 함량의 현무암과 상대적으로 낮은 티타늄 함량을 가진 두 유형의 현무암이 발견됐다. 두 현무암 종류는 형성 깊이와 조성 면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매우 낮은 티타늄

[우주AtoZ] NASA, 외계 생명체 탐사 위한 혁신전략 공개…지구심해, SETI와 AI 결합 그리고 우주망원경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최근 NASA와 국제 연구진이 외계 생명체 탐사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이번 주 디스커버 매거진(Discover Magazine)과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해외 매체, 그리고 국내외 과학 전문 기사에 따르면, NASA는 지구 심해를 외계 행성의 환경과 유사하다고 보고 분석에 착수했으며, 동시에 외계 문명이 남긴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신기술과 전략적 로드맵을 마련했다. 지구 심해에서 찾는 ‘외계의 흔적’ 북서 태평양 해구 등 수심 9000m 이상의 심해에서 밝혀진 독립적인 생태계는 광합성 대신 화학합성을 기반으로 한 생명체가 존재함을 입증했다. 최근 Nature 논문에 따르면, 관벌레와 신종 미생물들이 고압·무광 환경에서도 생존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처럼 고압·무광 환경에서의 생태계는 태양 빛이 거의 닿지 않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 토성의 엔셀라두스 등 외계해양 세계에서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외계 생물학자 도미니크 파피노(Nature, 2025) 박사는 “지구에서 진화해온 미생물, 화석 사이 약 37억년의 문명이 존재한다. 만약 외계 행성 바다가 수십억 년 연속됐다면, 유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