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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베이조스 ‘세기의 결혼식 in 베네치아’에 들끓는 현지 반발에 '백기'…결국 외곽 ‘아르세날레’로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준비한 ‘세기의 결혼식’이 현지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도심 외곽으로 장소를 옮겼다.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런 산체스의 초호화 결혼식은 세계적 셀럽 200여 명이 운집하는 ‘글로벌 이벤트’로 주목받았지만, 베네치아 시민사회는 “도시를 억만장자 놀이터로 만드는 사유화”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시민단체·주민 반발에 결혼식 장소 급변경


베이조스 커플은 당초 베네치아 중심가의 중세 건물 ‘스쿠올라 그란데 델라 미제리코르디아’에서 6월 26~28일 사흘간 결혼 축하 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12개 이상의 현지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대학생 그룹 등이 ‘No Space for Bezos(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라는 슬로건 아래 연일 시위를 벌였다.

 

산마르코 광장, 리알토 다리 등 도시 곳곳에는 “베네치아를 결혼식 장소로 빌릴 수 있다면 세금도 더 내라”는 현수막과 포스터가 내걸렸고, 그린피스와 영국의 ‘Everyone Hates Elon’ 등 국제단체도 합류했다.

 

시위대는 “베네치아는 이미 관광객 과잉, 집값 폭등, 주민 이탈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한 명의 억만장자와 그 하객을 위해 도시 전체가 통제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베네치아 도심 인구는 1960년대 13만명에서 현재 5만명 미만으로 급감했고, 관광객은 연 2000만명을 넘는다.

 

시민단체의 운하 봉쇄 예고와 보안 우려가 겹치자, 베이조스 측은 결혼식 주요 행사를 베네치아 동쪽 외곽의 14세기 조선소 ‘아르세날레’로 급히 옮겼다. 이곳은 사방이 물로 둘러싸여 보트로만 접근 가능하며, 다리를 들어올리면 외부 접근이 차단되는 등 보안에 유리하다.

 

 

초호화 결혼식, ‘도시 사유화’ 논란 가열


이번 결혼식은 하객 규모, 예산, 호텔 예약 등 모든 면에서 ‘역대급’이었다.

 

하객은 오프라 윈프리, 킴 카다시안, 케이티 페리, 믹 재거, 이방카 트럼프,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글로벌 정·재계와 연예계 인사 200여명. 하객들은 전용기 95대, 슈퍼요트, 수상택시, 베네치아 최고급 호텔(아만 베니스, 그리티 팰리스 등) 전 객실을 예약해 이용할 예정이었다. 결혼식 예산은 950만~1700만 달러(약 1100억~1700억원)로 추정되며, 하객 선물·파티 기념품·현지 장인 제작품 등도 모두 초호화로 준비됐다.

 

이 같은 ‘도시 사유화’에 대해 시민단체는 “베네치아는 억만장자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결혼식에 쓸 돈이 있다면 세금을 더 내라”, “관광객 때문에 주민이 떠나고 있다”는 구호로 맞섰다. 시위대는 베이조스의 얼굴이 인쇄된 가짜 달러 지폐를 뿌리거나, 운하에 베이조스 마네킹을 띄우는 등 퍼포먼스도 이어갔다.

 

베네치아의 ‘오버투어리즘’과 사회적 갈등


베네치아는 연간 2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며, 소음, 쓰레기, 주택 임대료 폭등, 상점의 관광객 중심화, 주민 이탈 등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시는 하루 방문객에 5유로의 입장세를 도입하고, 숙박세도 두 배로 인상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주민들은 “도시의 정체성이 사라진다”며 우려를 표한다.

 

베이조스 결혼식은 이런 사회적 갈등의 상징이 됐다. 현지 시민단체는 “베이조스가 ‘도시 전체를 빌렸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베네치아의 정체성과 공공성이 훼손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조스 측, 기부·지역경제 기여도 강조


베이조스 커플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하객들에게 결혼 선물 대신 베네치아 지역단체 기부를 요청했고, 결혼식에 쓰이는 물품의 80% 이상을 현지 장인·상인에게서 조달하는 등 지역경제 기여를 강조했다. 베네치아 시장도 “행사로 인한 불편은 최소화하겠다”고 해명했다.

 

상처뿐인 영광 ‘세기의 결혼식’이 남긴 것


제프 베이조스의 초호화 결혼식은 베네치아의 오랜 관광객·주민 갈등, 도시 사유화 논란, 글로벌 초부유층의 영향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한꺼번에 드러냈다.

 

시민단체의 조직적 반대와 보안 우려로 결국 결혼식 장소가 외곽으로 옮겨졌지만, 베네치아의 정체성과 공공성, 그리고 ‘누구를 위한 도시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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