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최신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 증강현실(AR) 안경 등을 결합한 차세대 창고 자동화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현장 테스트 중이다. 아마존은 이러한 혁신기술을 통해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고 배송 처리 속도를 기존보다 약 25% 가량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즈, CNBC, 로이터, BBC 등에 따르면, '블루 제이'(Blue Jay)라 명명된 다중 로봇 팔 시스템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물류센터에서 시험 가동 중에 있으며, 이 로봇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품목을 흡착 그리퍼를 이용해 동시에 집고 분류, 통합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을 갖췄다.
아마존에 따르면 블루 제이는 창고 내 품목 약 75%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어 기존에 세 개의 별도 로봇 스테이션이 필요하던 작업을 하나의 작업 공간으로 통합해 공간 효율과 처리 속도를 모두 높였다.
한편, '엘루나'(Eluna)라 불리는 AI 기반 관리 도우미 시스템은 테네시주의 창고에 시범 운영 중이다. 이 AI 시스템은 관리자의 인력 배치를 최적화하고 작업 병목 현상을 사전에 예측해 효율적 운영을 지원한다. 다중 대시보드를 모니터링하던 관리자들의 작업 부담을 덜어주어 현장 문제를 빠르게 대응하고 미래 작업 계획도 제안한다.
배송 현장에서는 AI 기반 AR 안경이 배송 기사들에게 각 배송지의 위치 안내, 패키지 식별, 장애물 감지 등 현실과 디지털 정보를 통합해 제공한다. 아마존은 이 AR 안경을 수백 명 배송 기사를 대상으로 현장 테스트를 마쳤으며, 이를 통해 배송지 탐색 시간이 단축되어 물류 효율이 향상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전면 도입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에 위치한 차세대 자동화 창고에는 로봇 팔이 상자를 분류하고 운반 로봇이 물품을 이동시키며, 높은 선반에서 물건을 직원에게 전달하는 로봇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이 창고는 사람과 로봇의 협업으로 기존 창고 대비 처리 속도가 약 25% 빠르며, 약 1000대의 로봇이 작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보스턴 인근 창고에서는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Digit)이 시험 운영되고 있다. 디짓은 양발로 걷고 물건을 이동하는 등 사람과 유사한 동작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인간 작업자와 협업하며 반복적인 업무를 맡아 안전성과 업무 부담 경감을 목표로 한다.
아마존은 2012년 키바 시스템즈를 7억7천5백만 달러에 인수한 이후 꾸준히 로봇 기술을 확대해 왔다. 현재 아마존은 전 세계 물류 창고에서 약 100만 대의 로봇을 운영 중이며, 전체 배송 물량 중 약 75%에 로봇이 관여하고 있다. 자동화 시설을 적용한 창고에서는 노동력 규모가 비자동화 대비 최대 25% 줄었으며, 향후 추가 도입으로 인력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내부 보고도 있다.
아마존 측은 이번 자동화가 단순한 인건비 절감이 아니라 직원들의 안전 향상과 반복 업무 경감을 목적으로 하며, 기존 근로자가 로봇을 관리하며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이러한 로봇과 AI 기술을 결합한 물류 혁신이 향후 10년 내 회사의 채용 곡선을 안정화시키고, 급격한 비용 절감과 함께 고객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