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국내 대표 섬유유연제 기업 피죤(대표이사 이주연)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크게 늘렸지만, 매출 성장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적 개선의 배경이 매출 확대가 아닌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절감에 기인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 일가는 대규모 배당금과 임차료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4월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피죤의 2025년(제63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피죤의 2025년 매출액은 1,548억원으로 전년(1,523억원) 대비 1.6%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80억8,400만원을 기록해 전년(60억1,600만원) 대비 34.3%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62억500만원으로 전년(145억7,300만원) 대비 11.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3.9%) 대비 개선됐다. 이익잉여금은 810억원으로 전년(679억원)보다 크게 늘어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였다.
판관비 쥐어짜기… 광고비 71% 삭감
피죤의 영업이익 급증은 뼈를 깎는 비용 절감 덕분이다.
2025년 판매비와 관리비는 673억7,300만원으로 전년(682억5,400만원) 대비 1.2% 감소했다. 무엇보다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성격이 짙은 광고선전비가 16억1,700만원으로 전년(57억4,500만원) 대비 무려 71.8%나 급감했다. 여비교통비 역시 9,600만원으로 전년(2억2,200만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반면 급여는 102억4,300만원으로 전년(91억6,200만원) 대비 11.8% 증가했고, 운반비(117억7,900만원)와 판매수수료(23억5,500만원) 등 필수 비용은 늘어났다.
오너 일가 100% 지분… 배당금 63억원 '꿀꺽'
실적 개선의 과실은 고스란히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피죤은 이주연 대표이사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 회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피죤은 2025년 회계연도에 대해 주당 700원(배당률 14.0%)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중간배당 31억7,600만원과 결산배당 31억7,600만원을 합쳐 총 배당금은 63억5,3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당기순이익(162억원)의 39.2%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년도에는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으나, 이익이 늘자 대규모 배당 잔치를 벌인 셈이다.
오너 일가는 배당금 외에도 임차료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수령하고 있다. 특수관계자(주주임원)와의 거래 내역을 보면, 피죤은 당기 중 주주임원에게 임차료로 11억4,800만원을 지급했다. 전년(11억2,700만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또한 주주임원에게 지급한 보증금 명목으로 66억700만원이 잡혀 있다.
재무 건전성은 양호… 펀드 투자 손실은 '옥에 티'
부채비율 등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2025년 말 기준 총자산은 2,075억원, 총부채는 347억원, 총자본은 172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0.1%에 불과하다. 유동비율 역시 유동자산(283억원)이 유동부채(212억원)를 웃돌아 133.4%를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과거 투자했던 금융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해 발목을 잡고 있다. 피죤은 USD특정금전신탁에 총 930만 달러를 가입했으나, 코로나19 등 글로벌 경기 침체로 운용사의 요청에 의해 상환이 연장된 상태다. 회사 측은 "이 중 40%는 이미 회수했으며 잔여분에 대해서는 금전신탁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장부상 해당 신탁의 가치는 80억원 규모로 평가돼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피죤이 비용 통제를 통해 이익을 늘렸지만, 광고비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대폭 줄인 것은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게다가 매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오너 일가에 대한 고배당과 임차료 지급은 기업의 성장 동력 확보보다는 오너의 사익 추구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