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테슬라가 미국 내 가정용·기업용 에너지 저장장치 ‘파워월2’ 1만500대를 리콜한다. 이번 리콜은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2월 사이 생산된 제품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셀 결함으로 정상 사용 중에도 과열·화재 위험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이들 배터리가 과열되거나 연기, 화염을 발생시켜 심각한 경우 사망 및 중상 사고 가능성까지 있다고 경고했다.
리콜 대상의 ‘파워월2’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연결해 전력을 저장, 정전 시 비상전원이나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에 활용하도록 설계된 가정·기업용 백업 배터리다. 테슬라는 이번 결함에 대해 외부 공급업체 배터리 셀 문제라며 책임 소재를 공급사에 돌렸으나, 구체적인 업체명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까지 22건의 과열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중 5건은 재산 피해를 동반한 화재 사례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리콜은 테슬라 에너지 사업 성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5년 3분기 테슬라 에너지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44% 이상 증가하며 34억2000만 달러를 기록,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었다. 하지만 리콜 발표 후 주가는 이날 하루 만에 7% 이상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 신뢰에 타격을 줄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리콜 대상 파워월2 시스템은 테슬라 네바다 기가팩토리에서 제조됐고, 문제가 된 배터리 셀은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내부 소식통은 테슬라가 이 문제를 최소 2년 전부터 인지했으며, 배터리 과열 대응용 ‘열 대응 트레일러’도 전국적으로 운용했으나, 미국 소비자에 대한 경고는 호주 리콜 이후 2개월이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대응 지연은 신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테슬라는 리콜 제품들에 대해 무상 교체를 약속했으며, 배터리 과열 위험이 있는 제품은 원격으로 방전을 실시해 화재 위험을 줄이도록 조치했다. 사용자들은 테슬라 앱을 통해 리콜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최신형인 ‘파워월3’ 시스템은 이번 리콜 영향에서 제외됐다.
테슬라의 에너지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점차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전기차 판매 부진에도 회사 재무에 있어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부상해왔다. 2025년 1분기와 2분기 에너지 매출은 각각 27억3000만 달러, 30억4000만 달러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76% 증가하는 등 급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번 리콜로 인해 이 성장 모멘텀에 일시적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리콜 사태가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장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고성장 에너지 사업의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향후 사업 확장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투자자 신뢰 회복에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 2개월간 정보를 늦게 공개한 사안에 대해 규제기관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테슬라의 이번 파워월2 리콜 사태는 ‘에너지 기업’으로서 포지셔닝 확대를 노리던 테슬라의 전략에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