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테슬라 전기차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수리가 국내에서 평균 3주가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이 테슬라코리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부터 2025년 9월 17일까지 약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BMS 수리 건수 4637건의 평균 수리 기간은 23.4일로 집계됐다.
BMS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압 및 온도 등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해 배터리의 최적 성능과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시스템이다. 이상 징후 발생 시 신속한 수리가 필수적이나, 실제 수리 완료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있어 소비자 불편이 크다.
수리 기간이 7일 미만인 경우는 전체의 24.5%에 불과하며, 7일에서 29일까지 걸린 사례가 47.8%를 차지했다. 1개월 이상 장기 수리된 사례도 22.7%에 달하며, 최장 수리 기간은 2년 6개월(926일)이나 됐다.
특히 같은 차량에서 BMS 오류가 반복돼 여러 차례 수리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2회 이상 수리한 차량이 245대로 집계됐다. 또한, 신차에서 수 km 주행 후 BMS 오류가 발생한 경우도 있어 초기 품질 문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테슬라 국내 등록 대수가 2020년 약 1만5000대에서 2024년 9만3000대, 2025년 상반기 기준 11만2000대로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서비스센터는 전국 14곳에 불과해 상당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대전·울산·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8개 시도에는 서비스센터가 없어 지역별 편차와 접근성 문제도 심각하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다른 수입 전기차 브랜드가 70곳에 달하는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인 것과 대조된다.
또한 테슬라의 배터리 보증 기간은 8년(16만 km)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전기차 보증 기간(10년)보다 2년 짧으며, 보증 만료 후 수리 비용은 차량 소유자가 부담해야 해 수리비가 최소 888만원에서 3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보고됐다.
박용갑 의원은 “테슬라코리아는 전국적인 정비망 구축, 명절 및 연휴 긴급 점검 체계 가동, 배터리 보증 기간 연장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급격한 국내 성장세에 비해 정비망 확충이 뒤처지면서 배터리관리시스템 등 핵심 부품 수리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회와 관계 당국이 실질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