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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지구칼럼] '늑대' 관찰·성찰·통찰…일부일처·리더십·하울링·치악력·RLU·개늑시·미루나무·해수구제·늑대의 날(8월13일)·늑대 휘파람

1. 로맨티스트 '늑대' …일부일처제 고수 순정파 & 강한 부성애
2. 늑대와 개는 같은 종…개와의 차이는?
3. 늑대의 리더십과 집단생활…'사회적 &민주적 동물'
4. 늑대 울음소리…하울링의 종류와 의미
5. 늑대의 '치악력' 세퍼드의 2배…지구력과 후각능력 '탁월'
6. 늑대 임신기간 2개월, 송아지 한마리 '거뜬'…6일 동안 단식, 물없이는 못살아
7. 개와 늑대의 시간…순우리말 '이내'
8. 옐로스톤의 늑대와 미루나무
9. 우리 역사속의 늑대…'해수구제' vs '한국 늑대 복원'
10. 늑대 캐릭터…동양은 암컷 여우, 서양은 수컷 늑대 '악역'
11. 늑대의 날 '8월 13일'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누가 남자를 늑대답다 했는가~~ ♬♪♬" 

 

왜 여자는 여우, 남자는 늑대라고 표현할까? 늑대의 첫 이미지는 날카로운 눈매로 민첩하게 사낭하는 무서운 동물이다. 굶주린 야수(野獸)가 약한 동물을 마구 사냥하듯 여자에게 치근대는 바람기 많은 남자들을 간혹 늑대라고 비유한다. 

 

이런 의미로만 남자를 늑대에 비유했다면, 늑대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다.

 

늑대가 일부일처제를 고수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늑대 같은 남자'는 오히려 칭찬이다. 옛날 동화나 문학작품에서 탐관오리 같은 악당 캐릭터들한테는 성질이 매우 사납고 모질다는 뜻으로 이리, 승냥이 같다는 표현을 썼다.


늑대의 진실, 늑대의 진짜 모습, 늑대의 삶과 죽음에 대해 알아보자.

 

1. 로맨티스트 '늑대' …일부일처제 고수 순정파 & 강한 부성애

 

늑대는 자연계에서 가장 완벽한 일부일처제 생태를 가진 동물 중 하나다.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짝이란 짝짓기 철에나 의미가 있는 단어이고, 일부일처제라고 해도 양육이 끝나면 헤어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늑대는 부부 중 한 쪽이 죽을 때까지 평생을 함께하는 몇 안되는 동물이다. 

 

게다가 배우자가 죽더라도 새로운 짝을 찾지 않고 남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 정도로 깊은 부부의 연을 맺는 동물이다. 늑대는 외도를 일절하지 않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배우자가 죽자 재혼했지만 전처 사이에서 얻은 새끼들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키울 정도로 강한 부성애를 드러낸다.

 

포유류는 현존하는 종의 90%가 일부다처제이지만 일부 종들은 철저하게 암수 한쌍만이 평생을 함께하는 일부일처를 유지한다.

 

하이에나 중에는 유일하게 줄무늬하이에나(Striped hyena)만이 일부일처를 유지하며, 수달의 경우는 종에 따라서 일부일처제인지 일부다처제인지 나뉘게 되는 신비로운 동물이다. 바위타기영양 같은 아프리카의 소형 영양들은 다른 소과 동물들과는 다르게 일부일처를 유지한다. 몸집이 작아 다른 육식 동물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큰 무리를 이루는 대신 홀로 생활하고 일부일처제로 생활하는 것을 택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부분의 종이 일부다처제인 포유류와 다르게, 조류의 90%가 일부일처제를 지킨다. 북섬갈색키위(North Island brown kiwi,Apteryx mantelli), 큰고니(Whooper swan,Cygnus cygnus),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수리(Bald eagle,Haliaeetus leucocephalus), 검은대머리수리(Black vulture,Coragyps atratus)가 대표적인 일부일처제다. 뱀 중에서는 킹코브라(King cobra,Ophiophagus hannah)가 유일하게 엄격한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종이다. 어류 중에서는 해마(Common seahorse,Hippocampus kuda)가 일부일처의 대표 주자다.


또한 암수의 힘 차이가 크지 않은 동물이다. 가족애도 타 포유류보다 뛰어나다. 가족 구성원 중 하나가 죽으면 애도를 표하는 행위를 하고, 상심해 외상이 없는데도 같이 스스로 죽어버린다든가, 이성을 잃고 복수를 행하는 등의 다양한 반응들을 보여줘 감정표현이 매우 풍부하다.

 

2. 늑대와 개는 같은 종…개와의 차이는?

 

분류학 기준에 따르면, 개는 늑대의 일종으로 둘은 같은 종(種, species)으로 분류된다. 개와 늑대는 겉모습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지만, 유전적 차이는 미미하다. 두 동물은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유전자의 일치도가 99.96%에 이른다. 인간이 서로 다른 인종간 갖는 유전적 다양성(대략 0.1%)보다도 적은 차이이며, 개와 늑대의 유전적 차이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유전적 차이(0.04%)와 같다.

 

같은 종인지 아닌지 여부는 보통 양자 사이에 생긴 2세대가 생식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다. 같은 고양이과 동물이라도 서로 다른 종인 사자와 호랑이의 교배종인 라이거나 타이곤은 생식능력이 없다. 말과 당나귀의 교배종인 노새가 생식능력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하지만 늑대와 개는 같은 종이기에 둘 간의 번식에 아무 문제가 없다. 늑대와 개를 교배시켜 태어난 것이 늑대개이며, 늑대개는 생식능력이 있다. 

 

우선 개는 늑대보다 하울링을 잘 안 하며, 입천장이 빨갛다. 또한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인간에 대한 태도다. 개들은 일반적인 동물들과는 다르게 본능적으로 인간에게 쉽게 복종하고 명령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게다가 인간에게 도움까지 요구한다.

 

신체특성에서도 개는 늑대에게는 없는 눈 주위의 근육이 있어 인간이 보기에 불쌍하거나 애처로워보이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동물학자 숀 엘리스(Shaun Ellis)는 늑대의 행동양식을 연구하기 위해 직접 늑대의 습관과 언어를 익혀 늑대들 사이에서 살아봤다. 그는 늑대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따라하며 결국엔 늑대 무리에게 동족으로 받아들여졌고, 아예 늑대들과 잠까지 같이 자면서 완벽하게 늑대의 본능을 받아들였다.

 

보통 늑대들은 개보다 뇌의 크기가 커, 개들보다 지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보통 우두머리 수컷의 명령 아래 개체들이 움직이고, 어리거나 서열이 낮은 개체가 몰이에 나서며, 우두머리 부부는 이들이 사냥감을 몰아오는 곳에서 기다리다가 최후의 일격을 날린다.

 

강아지도 원래는 늑대가 조상이다. 야생의 사납던 늑대가 인간에 의해 오랫동안 길들여서 가축이 된 것이다. 옛날에는 살아남기위해 전투능력이 중요했지만, 점차 인간사회에 동화되면서 협력하는게 오히려 더 생존에 중요해졌다. 결국 늑대 같은 야생성을 버리고, 친절하고 다정한 개처럼 인간과 협력과 공감을 추구하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게 진화해 온 것.

 

늑대에 비해 개가 표정을 많이 짓는데, 원래 개가 짓던 표정이 아니고, 자기들끼리도 절대 그 표정을 짓지않는다. 오직 인간만을 위해 개가 생존을 위해 진화되며 특화된 표정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다윈의 진화론처럼 어떤 능력이 선택되는 것은 내가 살아남는데 큰 도움이 되는 능력, 즉 적자생존능력으로 진화된다는 주장이다. 개에게는 인간과 교감능력, 인간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존과 진화에 유리하고, 중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의 위상도 똥개-애완견-반려견으로 격상돼 왔다.

 

개는 인간에게 꼬리한번 잘 흔들면 인간이 알아서 먹여줘, 재워줘, 입혀줘, 씻겨줘, 호텔에 맡겨줘, 병원치료까지 해준다. 개가 하는 일에 비해 인간이 개에게 쏟는 비용과 시간, 노력을 보면, 인간이 개를 길들인게 아니라 개가 사람을 길들인 것처럼 보인다.

 

늑대는 개와 달리 타고난 야생성이 있다는 것을 늘 전제해야 한다. 언제든 본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정말 주인과 유대감을 쌓으며 잘 자라더라도 늑대의 사소한 장난조차 그 힘과 크기로 인해 인간에게는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늑대의 리더십과 집단생활…'사회적 &민주적 동물'

 

늑대는 대형 육식 포유류 가운데 가장 체계적인 무리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보통 부부 한 쌍이 우두머리가 되어서 무리를 관장한다. 우두머리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가장 강한 개체가 아니다. 가장 현명하고 경험이 많으며, 리더십이 뛰어난 개체가 우두머리를 맡는다. 

 

보통 '알파'라고 부르는데, 우두머리 부부는 보스가 아닌 리더로 무리가 위협을 맞이하면 정찰이나 공격대의 선봉에 서는 등 가장 위험한 임무를 맡는다. 알면 알수록 멋진 동물이다.

 

또한 우두머리 개체는 무리사냥을 할 때, 판을 짜고 뒤로 물러서 명령을 내리며 전술을 구사하고 힘을 비축하다 사냥감이 힘이 빠지면 약점을 노려 숨통을 끊거나 제압하는 역할을 한다. 편한 일만 한다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사실 사냥감을 한번에 제압하지 못하면 최후의 발악에 크게 다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이다. 

 

위계질서가 강하고 엄한 분위기의 늑대 무리로 오해하는데, 이는 사육되고 있는 늑대에 한해서다.  야생에서 생활하고 있는 늑대들은 전략도 짜고, 회의도 하는 등 늑대 무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민주적이다. 무리와 헤어지거나 무리원이 이탈하면 찾기 위해 하울링을 하는 등 의사소통과 신호체계도 잘 잡혀 있다.

 

실제 야생 늑대 무리는 가족 단위로 구성되기 때문에, 단순히 형제자매와 근친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고, 부모에 해당하는 우두머리만이 계속 동생들을 낳는다. 늙고 병든 개체들은 사냥에 나서지 않는 대신 무리의 새끼들을 지키고 육아를 담당하며, 젊은 개체들에게 사냥과 생존에 대한 지식을 전수하는 역할을 한다.

 

4. 늑대 울음소리…하울링의 종류와 의미

 

늑대하면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늑대 특유의 "아우우우우우우~" 하는 길고 낮은 울음소리인 하울링이다. 늑대는 나무 등 방해물이 많은 지형을 주요 활동 무대로 삼고 집단생활을 하는 만큼 소통을 중요시한다. 상대적으로 멀리 퍼지고 장애물의 영향 또한 덜 받는 낮은 음의 울음소리로 무리간 소통을 한다.


늑대의 여러 소리에는 으르렁거리는 소리(growls), 짖는 소리(barks), 낑낑거리는 소리(whines)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짖는 소리는 320–904Hz를 기본 주파수로 하며 놀란 늑대가 내는 소리이다. 늑대는 개처럼 크고 길게 짖지는 않지만, 몇 번 짖고 나서 돌아간다.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380–450Hz를 기본 주파수로 하여 늑대가 먹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내는 소리다. 높은 음조를 내는 낑낑거리는 소리는 공격을 위해 돌진할 때 내는 소리다. 이 외에도 불안, 호기심, 탐구, 친밀감과 인사, 새끼에게 먹이를 줄 때 등에도 낑낑거리는 소리를 낸다.

 

늑대의 울음소리는 크게 세 가지의 목적이 있다. 첫째는 사냥을 나간 동료 늑대들에게 서식지의 위치를 알려주는 등대역할이다. 둘째는 사냥 중에 동료 늑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울음이다. 사냥감이 너무 크거나, 숫자가 너무 많을 경우 소리를 내 무리에게 알린다. 셋째는 규모가 작은 집단을 공격할 경우 늑대들이 번갈아가며 울음소리를 내어 늑대의 규모가 크게 보이게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특히 밤에 들리는 늑대의 하울링 울음소리는 몽환적인 느낌을 주어 인간에게 매우 불길한 징조로 여겨진다. 과거 인간과 경쟁하던 시절 늑대의 하울링은 '당장 너희를 공격하겠다'는 신호였으니 이를 두려워한 인간 개체들의 형질이 지금껏 유전돼 내려오는 것이다. 반대로 늑대 또한 인간의 일부 언어를 이해하고 후대에 전승한다.

 

늑대는 자기의 냄새와 채취로 영역 표시를 하며 울부짖거나 직접 공격으로 자기 영역을 지킨다. 늑대가 묻힌 채취는 자기 영역에 걸쳐 240m 밖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채취는 2–3주 동안 지속된다. 채취 표시나 하울링 등이 실패할 경우, 다른 늑대 무리로부터 지역을 지키기 위해 서로 싸운다. 미네소타 주와 데날리 국립공원에서 사망한 늑대 중 14~65%가 다른 늑대와 싸운 것이 원인일 정도로 싸움은 늑대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5. 늑대의 '치악력' 세퍼드의 2배…지구력과 후각능력 '탁월'

 

일반 개들과 비교했을 때 치악력이 엄청나다. 셰퍼드는 750psi지만 늑대는 무려 2배인 1500psi의 치악력​을 가지고 있다. 또 늑대들은 경고할 때만 머리를 높게 든다.

 

몸집은 북쪽 극지방에 사는 늑대들은 평균적으로 50kg정도 나가지만 지역에 따라 더 큰 개체도 있다. 우크라이나에선 86kg 나가는 늑대가 발견된 적도 있다. 날렵한 몸에 긴 다리를 가지고 있어, 체중에 비해 키가 훨씬 크게 느껴진다. 거기에 털까지 도톰하기 때문에 덩치도 훨씬 더 커 보인다.

 

베르그만의 법칙에 따라서 북부지방 늑대들이 남쪽 늑대들에 비해서 덩치가 더 크다. 베르그만의 법칙이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정온동물 같은 종은 기온이 낮은 곳, 즉 추운 곳에서 서식할수록 일반적으로 체격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늑대의 속도는 시속 60km 남짓인데, 속도 자체는 대부분의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과 비슷하다. 가속력은 떨어지지만 훨씬 더 뛰어난 지구력을 바탕으로 끈질긴 추격전을 벌여 사냥한다. 덕분에 사냥 성공률은 매우 높지만, 장시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클 뿐만 아니라 개체가 많기 때문에 사냥에 성공해도 대부분 각자에게 돌아오는 몫은 적은 편이라 사냥을 자주 하는 편이다.

 

늑대의 후각은 가장 예민하고 근본적인 의사소통의 역할을 한다. 늑대의 얼굴, 입술, 발가락 뒤에는 아포크린선이 많다. 이 내분비선에서 나오는 냄새는 늑대의 식습관에 따라 다르며, 각자 고유한 후각적 지문을 가진다. 아포크린과 에크린한선이 섞여, 늑대가 땅을 긁으면 그 곳에 냄새가 배이며 이는 배뇨 후와 번식기에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다. 

 

늑대 뒷면 머리카락의 모공과 항문낭에서 아포크린선과 피지선이 나온다. 분비물은 호르몬의 상태 또는 사회적 지위를 알려준다. 배뇨는 늑대의 후각적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다리 올림 배뇨(RLU)는 암컷보다 수컷이 더 일반적이며, 이는 늑대가 감지 가능성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배적인 늑대가 RLU를 주로 사용한다.

 

 

 

6. 늑대 임신기간 2개월, 송아지 한마리 '거뜬'…6일 동안 단식, 물없이는 못살아

 

늑대의 임신 기간은 2개월이다. 한 배에 5~11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갓 태어난 새끼들은 (눈을 뜨면) 파란 눈을 갖고 있다. 생후 6개월부터 2년까지가 늑대의 청소년기이며 이후 성체가 된다.

 

야생 늑대의 수명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고, 동물원에서는 12년에서 15년 정도 산다. 자연 상태에서 대개 6~8년 정도를 산다. 장수할 경우 12~14년 정도. 인간이 기른 늑대는 16년까지도 살 수 있으며 최장수 기록은 18년이다. 

 

식욕이 대단해 송아지·염소 1마리를 앉은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다. 5∼6일간 굶어도 살 수는 있지만 물을 먹지 않고는 얼마 살지 못한다. 죽은 동물의 고기도 잘 먹지만 나무 열매도 즐겨 먹으며, 들꿩·멧닭과 같은 야생 조류도 잡아먹는다. 야행성이지만 낮에도 활동한다.

 

늑대는 매우 넓은 영역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며, 먹이를 찾아 계속 이동한다.  늑대의 삶 전체 동안 이용하는 핵심적인 평균 영역은 35Km²이며, 평균 50%를 이곳에서 보낸다.

 

독일 생물학자 에릭 지먼은 자신의 사육늑대를 썰매개로 만들고자 시도했고, 늑대는 마구를 매고 적극적으로 썰매를 끌긴 했으나 개인공간 확보를 위해 서로 싸우고 한 번 지치면 명령을 듣지 않는다.

 

존 제임스 오듀본은 켄터키주에서 늑대에게 사슴 사냥 훈련이 가능했다는 기록을 남겼고, 헨리 와튼 슈메이커(Henry Wharton Shoemaker)는 서부와 중부 펜실베이니아주의 정착민들은 늑대를 사냥개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7. 개와 늑대의 시간…순우리말 '이내'

‘개와 늑대의 시간(l’heure entre chien et loup)’이라는 프랑스어 표현이 있다. 개와 늑대를 구분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뜻으로, 낮도 밤도 아닌 애매모호한 경계의 시간을 이른다. 멀리서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칠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어둑어둑 해가 지는 시간을 뜻한다.

 

한자로는 여명과 황혼의 시간이며, 우리말로는 '갓밝이'와 '어둑발'의 시간이다. 개와 늑대의 생김새는 비슷하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한 놈은 사람을 살리고 한 놈은 사람을 죽인다. 개로 인식하면 살지만, 늑대로 인식하면 죽는다. 그 갈림길의 순간을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이라 한다.

 

순우리말 중에 '이내'라는 말이 있다. 해는 없지만, 하늘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남아 있는 시간. 길어야 20분이 안 넘는, 낮과 밤이 교대하는 시간의 하늘을 말한다. 한자어로는 ‘남기(嵐氣)’라 한다. 산에 서리는 아지랑이(남) 같은 기운(기)을 말한다.

 

8. 옐로스톤의 늑대와 미루나무

 

토머스 프리드먼이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늑대와 미루나무 이야기'는 흥미롭다. 옐로스톤 공원에서 미루나무가 사라졌다가 수수께끼처럼 갑자기 다시 나타난 스토리다.

 

미루나무에 싹이 돋으면 미처 크기도 전에 엘크사슴이 먹어치웠다. 결국 옐로스톤에서 미루나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옐로스톤에 미루나무가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놀랍게도 늑대 때문이었다. 도대체 미루나무와 늑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옐로공원을 관찰해보니 50마리가 넘는 늑대들과 6500마리가 넘는 엘크사슴이 살고 있었다. 이 규모의 사슴이라면 미루나무의 싹은 남아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늑대의 공격을 받았을 때 달아나기 힘든 지역에는 엘크사슴들이 두려워 가지 않았고,  그런 지역의 미루나무 싹이 살아나면서 옐로스톤 지역 전체에 미루나무가 다시 번성하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 지구의 자연환경들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이를 인식하는 체계적인 사고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9. 우리 역사속의 늑대…'해수구제' vs '한국 늑대 복원'

 

한국(함북·황해·경북·강원·충북)·시베리아·사할린섬·중국·인도·말레이제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자바섬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의 경우 2012년 7월 27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나 남한 지역에서는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멸종 위기 등급은 최소 관심 대상(Least Concern)인데, 이는 사람이나 시궁쥐등이 속한 가장 낮은 멸종 위기 등급으로 사실상 걱정 없다는 뜻이다. 지능이 높고 적응력이 좋아 사람이나 쥐와 비슷한 정도로 서식 가능 지역이 넓은 편이고, 그중 일부가 가축화된 채로 지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포유류의 선택을 받아 번영하고 있다.

 

늑대들은 상위 포식자로서 군림해왔다. 1915년 당시 조선 총독부의 통계에 따르면,  113명의 사람이 사망하고, 소와 말 등의 가축이 340마리가 잡아 먹혔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에서는 ‘해수구제’라는 이름으로 늑대사냥을 했는데, 약 2625마리가 잡혔다.

 

1950년대 이후에는 쥐 퇴치 운동으로 인해 상위 포식자인 늑대에게도 먹이사슬의 피해가 갔다. 즉 무분별한 사냥과 먹이사슬의 붕괴가 멸종의 큰 이유중 하나다.

 

현재 한반도 남부에 멸종되었다고 추정되는 한국의 마지막 늑대는 1997년 서울대공원의 동물원에 있던 늑대다. 이후 정부에서는 ‘한국 늑대 복원’ 프로젝트가 실시됐다.

 

2005년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데려온 두 쌍의 늑대를 통해 ‘자연번식’하는 방법으로 현재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2006년 서울대 수의대학교에서 ‘체세포 핵 치환’기술을 사용해 2개의 개체를 복제에 성공했다고 뉴스에 나왔으나 해당 관련 논문의 진정성에 문제가 많았다고 밝혀졌다.

 

10. 늑대 캐릭터…동양은 암컷 여우, 서양은 수컷 늑대 '악역'

 

동양에 비해 가축 중 양의 비중이 훨씬 높았던 서양권에서 늑대는 그야말로 천하의 원수다. 무리를 지어 체계적으로 사냥한다는 점에서 교활하고 간악한 이미지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빨간 두건, 늑대와 7마리 아기염소, 아기돼지 3형제 등이 대표적이다.

 

동양 동화에서 암컷 여우가 주로 악당, 악역으로 많이 나온다면, 서양 동화에서는 주로 수컷 늑대가 악역으로 나온다.

 

추운 지방에서 주로 서식한다는 특징 때문에 눈이나 얼음, 겨울과 연관되어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늑대인간의 영향으로 옥토끼와 함께 달의 상징성이 있다. 늑대 캐릭터들은 신화 속 늑대나 고대 언어에서 이름을 따오는 경우가 많다. 리카온, 펜리르, 라이칸스로프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엮이는 동물들은 주 먹잇감인 양과 염소, 산양, 사슴, 토끼나 같은 개과인데다가 비슷한 이미지인 개와 여우, 코요테는 물론 하이에나, 호랑이와 엮이기도 하고, 인간을 습격하는 사례 덕분에 어린아이들과도 많이 엮인다.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벨로시랩터인 블루가 사냥법을 새끼인 베타한테 가르치기 위해 토끼 사냥을 시키는데 갑자기 늑대가 나타나 토끼를 덮치자 베타가 달려들어 늑대를 공격해 죽인다.

 

11. 늑대의 날 '8월 13일' 

 

산악도로에서 야간운전을 하다 늑대 로드킬 사고가 발생한다. 늑대의 체고가 낮고 체중이 적어 충돌로 차가 심하게 파손되거나 운전자가 크게 다칠 위험은 낮은 편이지만, 대부분 한밤중이기 때문에 갑자기 나타난 늑대를 피하려다가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8월 13일은 국제 늑대의 날이다. 미국에선 매년 10월 셋째 주가 늑대 보호의 주로 지정되어 있다.
 

사람이 휘파람으로 늑대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경우도 있다. 입에 손가락을 넣고 큰 소리로 휘파람을 불면서, 끝 음을 늑대 울음소리처럼 길게 내리는 것이다. 이런 휘파람은 Wolf Whistling(늑대 휘파람)이라고 하며, 서구권에서 캣 콜링 등 성(性)적인 의미로 쓰인다.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나쁜 놈일까요? 늑대의 탈을 쓴 양이 더 나쁜 놈일까요?"

- '하악하악 이외수의 생존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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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미투더문] "우리는 서로에게 관세를 매긴다"…세계경제 뒤흔든 '관세폭탄', 인간관계도 동일

2025년 세계 경제의 주요 키워드라 한다면 단연코 “관세” 일 것이다. 힘 있는 자로 대변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비상식적 관세 폭탄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데, 여기서 각국의 대응이 참 다채롭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는 초코파이 식 대응으로 깜짝 선물까지 준비했던 일본, 네가 먼저 다가와 주길 은근히 기다리지만 절대 먼저 손 내밀지 않는 도도한 중국, 손은 내밀었지만 받아주지 않자 질투심 유발 전략으로 돌아선 인도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을 알아 달라고 하소연하며 서로 맞춰 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 삶 속의 인간 관계와 닮아 있다. ◆ 관계의 상호 관세 국가별 수출입 품목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 간의 만남에 있어서도 역시 다양한 목적에 따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소통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에 있어서도 흑자와 적자가 존재하는데, 늘 도움만 받는 고마운 사람이 있는 반면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얌체 같은 사람도 있다. 그렇게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서로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상호 관세”가 합의된다. 얼

[마음 회복 연구실] 나의 ESG 점수 진단하기…개인의 지속가능성 체크리스트

◆ 지속가능한 나를 위한 안내서가 있나요? 스트레스가 가득한 날 반신욕은 내게 주는 작은 사치다. 그러다 문득 욕조에 가득 담긴 물이 나에게는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지구 반대편 누군가에게는 생명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입사 첫날, 종이컵이 없어 이웃 팀에서 빌려 다녔던 기억도 떠올랐다. ESG경영을 진심으로 실천하는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가 내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다. 완벽한 실천은 불가해도 텀블러를 두고 온 날이면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지속가능성은 과연 기업만의 숙제일까? 번아웃으로 쓰러져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대, 오히려 개인에게 더 절실한 화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기업의 언어(ESG경영)를 살짝 빌려서, '지속가능한 나'를 돌아보기 위한 세 가지 이야기와 코칭 질문을 생각해 보려 한다. ◆ E (Environmental): 나를 위한 환경은 건강한가? 기업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Value Chain의 전 과정을 점검하듯, 나 또한 내 주변의 환경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내 방의 정리 상태,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사, 적절한 운동, 마

[Moonshot-thinking] 도시, 콘크리트 미궁을 벗어나 녹색 오아시스로 피어나다

지구는 끓고, 도시는 불길의 한가운데 서 있다. 우리는 거대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미궁 속에 갇혀 스스로를 옥죄고 있다. 지구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뿜어낸다. 그중 건물은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쯤 되면 도시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다. 절망적인 그림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했다. 부동산과 기술의 만남, 프롭테크다. 똑똑한 손길이 오래된 건물을 깨우고, 거대한 도시를 숨결로 채우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탄소중립 도시는 막연한 꿈이 아니다. 프롭테크라는 지팡이가 있다면 눈앞의 현실이 된다. 숨 쉬지 않던 건물이 깨어나는 순간: 데이터 기반 에너지 혁명 콘크리트 숲을 이루는 건물들. 이들이 온종일 내뿜는 열기는 거대한 용광로 같다. 냉난방과 조명에 막대한 에너지를 낭비하며 탄소를 쏟아내던 과거의 건물들은 '에너지 먹는 하마'다. 하지만 프롭테크는 여기에 기발한 해법을 제시한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관리다. 건물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스마트 계량기가 실핏줄처럼 깔리고,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모아 '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에 보낸다. 홍콩의 한 부동산 기업은 AI를

[눈치코치] 이직 후에도 중요한 건…‘에고(ego)’를 내려놓는 것

‘에고(ego)’는 프로이트 심리학에서의 자아이자, 사전적 의미로는 나·자존심·자기중심적 태도를 뜻합니다. 인간은 남을 배려하는 듯 살아가지만, 결국 가장 중시하는 건 ‘나’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내려놓고 절대자에 귀의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삶이 곧 에고를 비우려는 수련의 연속임을 실감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역시 그 ‘에고’를 줄여내려 노력해야 합니다. 커리어코칭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돌이켜보면 ‘조금만 내 주장에 매몰되지 않았다면…’, ‘조직을 더 챙겼다면…’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 없는 마음, 무심의 태도 욕망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내려놓으려 애쓰는 태도, 다시 말해 ‘없는 마음’을 갖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더 유연하게 적응하고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치 역시 고객과의 대화에서 ‘나’의 주관이 아닌 파트너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그럴 때 고객은 코치를 ‘내 편’이라 느끼고 깊은 신뢰를 보내게 됩니다. ◆ ‘나’보다 ‘조직 안의 나’로 살기 이직은 단순한 소속 변화가 아닙니다. 새로운 조직 속에서 나 자신을 재정립

[플라이미투더문] 상대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얼마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이 있었다. 글로벌 관세 이슈와 더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 및 고용 수치의 불안정성 등 혼란의 시국에 맞선 연준의 금리인하 방향성이 결정되는 중요한 자리였고, 전세계가 그의 입을 주목하고 있었다. 파월의장은 공식적인 연설의 시작을 위해 단상에 올랐고 프롬프트는 돌아가기 시작했다. 침울한 표정으로 단상에 선 그는 몇 십 초 동안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을 이어갔고, 장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객석 제일 앞에 앉아있었던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박수를 치던 그녀는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이어갔고, 이것이 파도처럼 번져200명 가까이 되는 모든 참석자들이 1분 동안 응원과 환호를 보낸 후 에야 공식 연설이 시작되었다. ◆ 침묵의 의미 흔히 침묵은 “모르겠다는 의사 표시” 이거나 “말을 아끼고 수용하겠다” 라는 의미로 쓰이곤 하지만 의외로 이보다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의 파월 의장의 경우, 현재의 트럼프 정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무언의 시위”일 수도 있고, 현재의

[눈치코치] ’렌즈(LENS)’를 착용하라…이직 직후 온보딩중인 당신에게 맨 처음 필요한 것

의사이자 시인, 그리고 수필가이자 교육자로도 유명한 올리버 웬델 홈즈 시니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고" 커리어코칭에 천착한 저는 이직 직후 당신을 위한 꿀팁을 들려드리고 있는데요. 회사를 옮기자마자 제일 필요한 것은 바로 ‘경청’ 입니다. 코칭에서도 중요한 이 기본기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강조함으로써, 상대방과 함께(being)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줍니다. 조직의 변화, 달라진 물리적 환경, 낯선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당신을 혼란스럽게 할 것입니다. 최소 2주, 길게는 몇 달간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극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지만, 아무리 변화에 빠르게 익숙해지는 사람일지라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은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피로는 불가피하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기보다 듣기에 집중하며 ‘렌즈’를 활용한다면 당신의 소프트랜딩은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 먼저 ‘L’은 Leaning 입니다. 즉, 몸은 상대방을 향하라 입니다. 보통 상사나 부하직원, 혹은 동료들이 말을 건네오기 마련인데, 그때 서먹하다

[플라이미투더문] 지문 적성 검사에 열광하는 이유

육아 동지로부터 얻는 정보는 그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지난 주 오랜만에 동지를 만나 육아 고충을 안주 삼아 한잔 기울이는데 다소 어리둥절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얼마전 아이의 지문 적성 검사를 받고 왔는데, 너도 받아본 적 있어?"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명리학과 손금을 공부하고, 현재는 코칭 및 강점 분석 기술을 갈고 닦으며 사람의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 살아온 내게도 “지문 적성 검사” 라는 말은 상당히 생소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육아 맘들 사이에 널리 퍼진 아이 성향 검사의 한 방식이고, 손가락 지문 패턴의 분석을 통해 타고난 두뇌 사용 성향과 인지 및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는 기법이라 했다. ◆ 내면의 이해가 필요한 시대 과학적 근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지문” 에서조차 성향과 잠재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시대에서는 사람의 내면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무속인의 규모가 20년 새 4배가 늘었다는 기사, 한국코치협회의 정식 코치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등 도 어찌 보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내면을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