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NASA 과학자들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을 활용해 지구와 크기가 유사한 외계 행성 TRAPPIST-1 e(지구에서 40광년 떨어져 있음)를 정밀 관측한 결과, 이 행성이 대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NASA, CBS News, Phys.org, MIT News, Cornell University, Harvard University CfA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9월 8일에 발표된 연구에서 TRAPPIST-1 e는 적색왜성 TRAPPIST-1 주위를 공전하는 7개의 지구형 행성 중 오직 표면에 물이 이론적으로 존재 가능한 ‘거주 가능 지대(Habitable Zone)’에 위치해 있어 과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웹 망원경은 TRAPPIST-1 e가 별 앞을 지날 때 총 4회에 걸쳐 세밀한 적외선 스펙트럼 관측을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행성 대기의 존재를 확인 중이다. 빛이 행성 대기를 통과하면서 일부가 흡수되면, 그에 따른 빛의 스펙트럼 변화로 대기 중 화학 조성이 밝혀질 수 있다.
NASA 연구팀은 TRAPPIST-1 e가 수소·헬륨 중심의 1차 대기는 잃었지만, 지구처럼 질소가 풍부한 2차 대기를 갖췄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만약 대기가 존재한다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에 의한 온실효과 덕분에 액체 상태의 물이 유지될 수 있다. 다만 대기가 존재하지 않는 맨바위 가능성도 함께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적색왜성 TRAPPIST-1은 잦은 플레어와 별점(Starspots)의 영향을 받아 광도 측정에 방해가 되고 있다. 연구팀은 행성과 별의 신호를 분리하는 데 1년 이상의 정밀 데이터 분석을 투입했으며, 이 별 주위의 강렬한 방사선과 고에너지 입자 폭풍은 행성의 1차 대기를 거의 완전히 날려버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TRAPPIST-1 e는 조석 고정 상태여서 행성의 한 면은 항상 별을 향하고, 반대편은 영구 어둠인 상황이다. 이에 물은 지구와 달리 전 행성에 걸친 바다나 어두운 면의 얼음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다. MIT의 애나 글리든 박사는 “웹 망원경은 아직 초창기 관측 단계지만, 40광년 떨어진 지구 크기 행성 주변 빛의 변화를 분석해 그곳의 잠재적 환경과 생명 가능성을 탐색하는 놀라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TRAPPIST-1 e와 대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TRAPPIST-1 b를 동시 관측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기 탐색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15회 추가 관측 계획이 진행 중이며, 코넬대가 주도하는 JWST-TST DREAMS 국제공동연구에 영국, 미국, 인도 등 30명 이상의 과학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우주 탐사와 외계 생명체 탐색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액체물을 품은 지구형 행성에 대한 확실한 대기 증거가 확보된다면, 우주 생명탐사의 범위와 깊이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