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KB증권은 16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7세대 그래픽 D램인 GDDR7 독점 공급 지위를 당분간 유지하며,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 국면에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삼성전자에 GDDR7 공급 확대를 대폭 요청해 삼성전자는 평택 공장의 GDDR7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설할 계획이다. 이 증설은 이르면 이달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GDDR7은 대역폭과 전력 효율이 기존 제품 대비 약 30% 개선된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삼성전자 그래픽 D램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경쟁사들은 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3세대 제품(HBM3E)에 생산 능력을 집중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GDDR7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독점적 공급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GDDR7은 DDR5 대비 가격 프리미엄을 받으며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어, 출하 확대가 삼성전자의 D램 사업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GDDR7을 RTX 50 시리즈 GPU뿐 아니라, RTX 프로 6000 블랙웰, 중국 시장을 겨냥한 AI 가속기 B40, 그리고 2026년 출시 예정인 추론 특화 GPU 루빈(Rubin) CPX 등에 채택할 계획이다. 특히 B40과 루빈 CPX는 미국 정부의 대역폭 제한 규제로 인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용할 수 없는 중국향 AI 가속기 시장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GDDR7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한편, KB증권은 내년 메모리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I 메모리 수요가 HBM 중심에서 LPDDR5X, GDDR7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7년 만에 일반 서버 교체 주기도 맞물려 수요 증가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씨티그룹은 2026년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각각 수요 대비 1.8%, 4%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과 6세대 HBM(HBM4)에서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해 이번 공급 부족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부터 새로운 HBM4 칩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HBM 시장 선두 경쟁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며, HBM3E 칩의 품질 검증 지연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가속기 및 그래픽 카드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몰리면서, 삼성전자의 GDDR7 공급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급 확대는 삼성전자의 평택 생산라인 증설과 소재 부품 공급 안정화에 힘입어 빠르게 진행 중이며, AI 및 그래픽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공급 협력을 바탕으로 내년 메모리 시장 내 공급 부족과 수요 집중 현상에서 독보적 수혜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지배력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