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 통합체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이날 '낡은 성과급 제도와 변함없는 회사'라는 제목의 공문을 이 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에게 전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가 SK하이닉스가 합의한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을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공식 공문을 전달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 1일 SK하이닉스 노사는 기본급의 최대 1000% 한도였던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10% 전액을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고정급도 6% 인상됐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 9조원을 돌파하는 등 AI칩 수요 호조를 배경으로, 연간 30조원대 영업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 3만명 기준, 개인당 최대 1억원 이상 성과급 지급이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재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성과급 지급 기준을 삼고 있는데, 노조는 이 방식이 “투명하지 않고 ‘깜깜이’이며, 임직원 누구도 계산 방법을 알 수 없다”며 강력 비판했다.
EVA 방식은 기업이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해도 특정 목표에 못 미치면 성과급이 아예 없거나 상한선에 묶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삼성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도 지난해 7월 최초 총파업을 통해 EVA 기반 초과이익성과급 개편을 요구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삼성 직원들의 사기와 회사 신뢰가 바닥이고, 최소한 변화 의지는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성과급 개편이 대기업 임금정책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직원 처우 개선 압박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삼성 내부에선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성과급 체계가 변하지 않아 직원 불만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