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삼성전자가 9월 23일 프리마켓에서 '9만전자' 고지를 처음 터치하며 주가 9만원 돌파 기대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 소식과 증권가의 잇단 목표주가 상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23일 오전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9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정규장에서도 개장 직후 8만59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했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도 50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시총이 5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31일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현재 발행주식 수 59억1963만주 기준으로 주가가 8만4500원에 도달하면 시총 500조원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결국 전거래일 대비 1.44% 상승한 8만4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빅테크 호조세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가 반도체주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번 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3조9508억원 순매수했으며, 16거래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매수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 소식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HBM3E 12단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2월 제품 개발 성공 후 약 19개월 만의 성과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세 번째로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게 됐다. 그동안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넘지 못해 '기술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삼성전자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23일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11만원으로 22% 올렸고, 키움증권도 9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1만1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으며, SK증권·한화투자증권·IB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조정했다. 하나증권과 현대차증권도 각각 9만5000원, 9만3000원으로 목표가를 올렸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렸던 모건스탠리도 입장을 바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AI 수요가 메모리 전반을 견인하며 2026년 메모리 시장에 상당한 수요-공급 불일치를 야기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차세대 HBM4에서도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를 HBM4에 적용해 11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10Gbps를 웃도는 성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엔비디아 루빈에 탑재될 HBM4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최고 성능을 구현해 엔비디아의 요구 조건과 물량 확대를 동시에 충족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