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CT 기업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주요 칩(이미지센서) 생산을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Foundry)에서 본격 개시한다.
애플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과 협력해 글로벌 최초로 적용되는 혁신적 칩 제조기술을 오스틴 공장에서 개발·생산 중”임을 선언하며, 차세대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극대화하는 반도체를 미국 현지에서 우선 공급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생산되는 칩이 차기 아이폰18 시리즈에 탑재될 이미지센서(CIS: CMOS Image Sensor)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대표 브랜드인 ‘ISOCELL’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아이소셀(ISOCELL) 센서는 기존 삼성 갤럭시, 샤오미, 비보, 모토로라 등과 함께 최근 애플 공급망에도 이름을 올리며, 소니(점유율 50% 이상)가 독점하던 애플 이미지센서 공급구조에 균열을 가져왔다.
美 현지화 전략과 삼성 파운드리 부문 반전 신호탄
애플의 이번 발표는 단순 부품 조달을 넘어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애플은 “이번 기술을 미국 시장에 먼저 도입함으로써, 오스틴 시설이 아이폰 등 전 세계로 출하되는 주요 제품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최근 미국 내 투자 확대를 통해 향후 4년간 6000억 달러(약 780조원) 규모의 미국 제조생태계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2025년 미국에서만 190억개의 칩을 애플 제품에 사용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오스틴 삼성 파운드리와 애리조나 TSMC, 텍사스 TI 등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턴어라운드’ 발판
이번 수주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최근 분기별 수조 원대 적자를 내던 상황에서, 애플과의 물량 공급이 실적 반등과 글로벌 시장 신뢰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진단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애플 수주 외에도 최근 테슬라와 AI6 자율주행칩 228억 달러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빅테크 전방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은 내년 아이폰18 및 테슬라 물량을 기반으로 영업적자폭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혁신기술의 본질: 듀얼 웨이퍼 본딩, 초고해상도, AI 이미지 프로세싱
새롭게 공급되는 ISOCELL 센서는 듀얼 웨이퍼 본딩 공정 기반의 초고해상도(최대 200MP, 4K 줌), 저전력 설계, 실시간 AI 기반 이미지 트래킹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글로벌 고객 수요조사 결과를 반영해 손떨림 보정·동시다중 피사체·줌 품질 유지 등 핵심 기능을 혁신적으로 강화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경쟁지형 ‘지각변동’
이번 협력은 소니의 이미지센서 시장 독점(2024년 기준 점유율 소니 50% 이상, 삼성전자 15.4%) 구조에 변곡점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아이폰 이미지센서는 전량 일본 소니 제품이 탑재돼 왔으나, 애플이 ‘탈중국(脫中)·미국 현지 생산 강화’ 기조에 맞춰 삼성의 ISOCELL을 병행 도입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삼성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글로벌 고객 다변화, 대형 수주 성과, 첨단 공정 리더십 등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