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전자가 7월 28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첨단 파운드리 시장 재탈환에 나섰다.
이번 대형 수주는 2나노미터(㎚) 선단공정의 ‘수율 안정성’과 ‘기술 상업화’ 능력을 함께 검증받은 계기로 평가된다.
2nm, TSMC-삼성 격차 흔드는 게임체인저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7.6%(2024년 기준 매출 약 301조 원) 비중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다. 계약 기간도 10년(2025년 7월 24일~2033년 12월 31일)으로 장기적 파트너십 체결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대상 고객사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신규 파운드리 Fab에서 2나노 최신 공정으로 생산될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내 빅테크 업체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경영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미공개 입장을 고수했다.
TSMC 독주에 균열? 첨단 파운드리 시장 판도 변화 예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4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TSMC가 61%, 삼성전자가 11% 수준으로 양강체제를 구축했다고 집계했다. 특히 3나노·2나노 공정 등 첨단 미세공정에서는 TSMC와 인텔, 삼성 등만 상업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3나노 파운드리 수율(생산품질 안정성) 문제로 고객사 유치에 한계를 보여, 2024년 파운드리 사업부만 누적 약 4조원(분기 공시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2나노 대형 수주는 ‘기술력 신뢰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AI 공급‧차세대 반도체 주도권, 삼성의 귀환?
파운드리 수주는 AI·차세대 스마트폰·서버용 HPC 고성능 반도체 등 초미세 공정의 집약체다. 엔비디아, AMD, 애플이 ‘TSMC 전속’ 전략을 펼쳤던 데 반해, 삼성전자가 초대형 수주에 성공함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및 미국 내 인텔-TSMC-삼성 간 3파전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석기관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공정 기술력이 실질적으로 TSMC 2나노에 근접했다”며 “글로벌 AI 빅테크의 수요에 맞춰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대형 수주는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 신뢰와 기술 경쟁력 모두를 입증한 신호”라며 “첨단 반도체 패권경쟁의 주도권을 다시 잡기 위한 본격 행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