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전자가 4월 29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2026년 1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81조7000억원의 매출과 5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9분기 만에 처음으로 TSMC를 매출·수익성 모두에서 추월했다. 그러나 실적의 대부분이 메모리 초호황에 기반한 만큼, TSMC와의 ‘진짜 승부처’인 파운드리 격차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 ‘DS 54조’가 다 만들었다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은 국내 기업 사상 최대 분기 실적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7배 이상(약 756%) 급증한 수준이다. 이 ‘역대급 실적’을 사실상 혼자서 떠받친 것이 반도체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DS 부문이 회사 전체 이익의 93~94%를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DS 부문의 영업이익률 65.7%는 TSMC의 58.1%와 엔비디아의 약 65%를 모두 웃돌며, 삼성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반도체 기업 반열에 올려놨다. TSMC는 4월 16일 1분기 매출로 1조 1,341억 대만달러(약 359억 달러)를 발표한 반면, 삼성 DS 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약 60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메모리가 이끈 ‘슈퍼사이클’, 비메모리는 여전히 숙제
이번 반등은 전적으로 메모리 초호황의 결과라는 점에서 구조적 의미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AI 서버 인프라용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약 90% 급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메모리 수익성은 SK하이닉스와 유사한 70% 안팎의 레벨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DS 부문 영업이익이 1년 전(16조4000억원 수준)보다 3배 이상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48.8배 증가했다. 2024년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약 24조9000억원)을 올 1분기 한 분기 만에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핵심은 AI다. 삼성전자는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를 양산하며 고부가 메모리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고,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용 HBM 공급 등 AI 서버용 수요가 DS 실적 급증의 ‘레버리지’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DS 내부를 들여다보면, 비메모리·파운드리 부문은 여전히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돈을 벌 때, 완제품은 버텼다”며 모바일·가전 부문의 상대적 부진과 파운드리 적자 지속을 지적했다.
29분기 만에 TSMC 추월…그러나 ‘메모리 한정’ 승리
이번 실적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 DS가 2018년 4분기 이후 29개 분기 만에 TSMC를 매출·영업이익·수익성 모두에서 앞섰다는 점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삼성 DS 65.7%, TSMC 58.1%라는 구도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삼성 DS는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모두 TSMC에 뒤졌고, 매출 격차는 약 6조원, 영업이익률은 17%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져 있었다. 불과 한 분기 사이에 ‘역전’이 일어난 셈인데, 그 배후에는 전례 없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꺾이는 순간 양상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세계 반도체 매출이 사상 처음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삼성·SK하이닉스 합산 연간 영업이익이 5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다소 공격적인 전망이 외신·국내 일부 매체에서 언급되고 있으나, 메모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구조적 리스크 또한 동시에 지적된다.
파운드리 시장, TSMC 독주와 ‘62%포인트 격차’ 현실
문제는 파운드리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독주와 삼성의 ‘추격 난항’은 수치로 확인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연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69.9%, 삼성전자 7.2%로 양사 간 격차는 62.7%포인트에 달한다. 2025년 1분기 자료에서도 TSMC 67.6%, 삼성 7.7%로, 전 분기 대비 TSMC 점유율은 소폭 상승하고 삼성은 하락하면서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들은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70.2%, 삼성전자가 7.3%를 기록했다고 전하며 “양사 격차가 더 커졌다”고 전했다. 클리앙 등 커뮤니티에 인용된 트렌드포스 2024년 4분기 자료 역시 TSMC 67.1%, 삼성 8.1%라는 구조를 보여준다.
즉,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삼성 DS가 일시적으로 TSMC를 넘어섰지만, 정작 시스템 반도체 패권을 가늠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70 대 7’이라는 구조가 여전히 고착화되어 있다는 의미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는 고성능 컴퓨팅(HPC), 실리콘 포토닉스 등 첨단 분야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6년 1분기 기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추정된다. 이는 메모리 초호황이 끝났을 때, DS 전체 수익성이 어느 수준까지 방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결국 삼성의 과제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AI 수요가 견인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얼마나 길게, 얼마나 수익성 있게 ‘캐시카우’로 유지하느냐. 둘째, 이 기간 동안 파운드리·비메모리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려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느냐다.
2026년 1분기 실적은 “삼성이 다시 한 번 세계 반도체 무대의 중심으로 돌아왔다”는 선언인 동시에,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메시지를 함께 던지고 있다. TSMC와의 29분기 만의 역전이 ‘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스파이크’로 끝날지,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의 전환점이 될지는, 앞으로 2~3년간의 삼성 파운드리 투자·수주 전략이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