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가 2027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90조7000억원으로 전망하며, 국내외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2024년 영업이익(약 23~32조원)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로, 국내 증권사 평균 전망치(2027년 39조~45조원)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맥쿼리의 전망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HBM 독주가 견인하는 실적 급증
맥쿼리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 독주를 실적 급증의 핵심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 기준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70%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D램 전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HBM은 AI 서버, 초고성능 컴퓨팅 등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핵심 제품군이다.
맥쿼리는 2024년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30% 급증한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7년 74%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약 45%수준이다. 주요 고객사 매출 비중은 엔비디아 65%, 브로드컴 20%, 아마존웹서비스 15%로 예상된다.
미국 매출 비중 70% 돌파…AI·빅테크발 수요 폭증
SK하이닉스의 HBM ‘완판’ 행진은 미국 빅테크의 AI 서버 투자와 맞물리며, 2025년 1분기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72%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 50% 대비 22%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HBM3E(5세대) 12단 제품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되며, 후속 HBM4(6세대) 12단 제품도 조기 샘플 공급에 성공했다.
증권가 평균 전망치의 두 배…‘초과현금·자사주 매입’ 기대감
맥쿼리는 SK하이닉스의 2025년 영업이익을 44조4000억원, 2026년 68조8000억원, 2027년 90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평균 전망치(2027년 39조~45조원)를 크게 웃돈다.
맥쿼리는 이익 급증에 따라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초과현금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2.4배 수준의 현 주가(24만6000원)는 고평가가 아니며,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17% 상향 조정했다.
리스크 요인도 존재…경쟁·공급망·수율·중국 변수
장밋빛 전망도 있는 것은 아니다.
맥쿼리는 SK하이닉스의 HBM4 일부 공정을 대만 TSMC에 외주하는 과정에서 마진 하락 우려, 청주 M15X 공장 건설 지연, 중국 업체의 시장 진입, HBM4 생산 수율 저하 등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또한, HBM 매출의 엔비디아 쏠림 완화와 매출처 다변화, 미국·중국 등 지정학적 변수도 중장기 관전 포인트다.
“HBM 기술력, 저평가 해소될 것”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SK하이닉스의 HBM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에 주목하며, 현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진단한다. 월가 컨센서스 기준 SK하이닉스의 적정주가는 평균 26만~36만원, 최고 35만원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독보적 리더십과 AI 서버 수요 폭증, 미국 빅테크 매출 급증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빅테크 전문가는 "맥쿼리의 2027년 영업이익 90조원 전망은 시장 평균치의 두 배를 넘는 만큼, HBM 시장 성장세와 경쟁 구도, 공급망 리스크 등 변수에 따라 실제 실현 여부는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