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초 역사적인 가격대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으나, 이에 따른 공매도 거래가 크게 급증해 투자자들의 조정 기대감이 엿보인다.
지난 10월 2일 삼성전자는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300원에 도달하며 공매도 거래액이 전일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1417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10월 10일 9만4400원에 도달했을 때도 공매도는 951억원으로 9월 일평균인 337억원의 약 3배 수준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10월 10일 사상 첫 40만원을 돌파하며 공매도 거래액이 1772억원에 육박, 평상시의 6배 수준에 이르는 등 유사한 상승세를 보였다.
미상환 공매도 잔고도 삼성전자는 10월 2일 2427억원, 10월 10일 2575억원으로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매도 급증이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둔 투자자 심리로 보이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근본적 성장 기대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주류다. 특히 SK하이닉스는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며, 내년 대량생산 준비가 진행 중인 HBM4 칩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도 DRAM과 NAND 가격 회복과 서버용 AI 부품 수요 확대로 올해 주가가 약 80% 급등하는 등 AI 반도체 붐의 최대 수혜주로 자리매김했다.
KOSPI지수는 두 반도체 대장주의 강세와 미국과의 무역협상 기대감 덕분에 17일 사상 최고치인 3748.89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AI 기반 대규모 투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하며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속속 올리고 있다. 다만 환율 변동성 심화가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 사안으로 언급된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호조에 힘입어 2025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으나, 단기 과열 우려에 따른 공매도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이는 금융시장 내 자연스러운 기술적 조정 신호이나,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견고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