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올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납부한 법인세가 지난해 대비 9배 급증한 6조231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인공지능(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 급증, 두 기업의 영업이익과 이에 따른 세금 부담이 크게 확대된 결과다.
삼성전자는 올해 1~9월 법인세 납부액이 1조8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6070억원 대비 3.1배 증가했고, SK하이닉스는 940억원에서 무려 4조3440억원으로 46.1배나 급증했다.
SK하이닉스가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데는 올해 3분기에 분기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 돌파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도 12조16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5% 늘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10월에만 약 1조원의 추가 법인세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HBM, DDR5 등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의 강세가 배경이다.
한편 한국의 법인세 부담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24.9%로 OECD 38개국 중 9위에 올라있다. 이는 OECD 평균(21.9%)과 주요 7개국(G7) 평균(24.1%)을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2017년과 비교하면 1.9%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영국(4.7%포인트), 튀르키예(4.5%포인트)에 이어 OECD에서 세 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2018년 명목 최고세율 인상 이후 6년 연속 OECD 평균을 웃돌고 있어 국내 투자 위축 우려가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 하상우 본부장은 노동 규제 강화와 해외 직접투자 증가를 감안할 때 법인세율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5년 전 세계 AI 산업 성장과 맞물려 반도체산업이 초호황을 맞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가 세수 확충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동시에 법인세 부담도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높은 법인세 부담은 투자와 고용 확대를 저해할 수 있어 정책적 균형이 요구된다.
이 같은 법인세 납부 급증은 단순한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AI를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확대되는 시장 변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과 세수 증가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