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미국 AI 연구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런던 기반 AI 스타트업 Humanloop의 공동 창업자들과 핵심 엔지니어 및 연구팀 대부분을 영입하는 전략적 인재 확보에 성공했다.
TechCrunch, BuiltIn, Economic Times, Sifted, TechBuzz 등의 보도를 분석해보면, 이번 움직임은 스타트업 인수를 통한 지적 재산권 확보 대신, 인재 자체를 직접 조직에 통합하는 'acqui-hire' 형태의 새로운 인수 트렌드를 대표한다. CEO 라자 하비브, CTO 피터 헤이스, CPO 조던 버제스 등 리더십 전원이 합류했으며, 약 12명의 엔지니어도 함께 대거 영입됐다.
Humanloop은 2020년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출신들이 세운 AI 스타트업으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평가 및 운영 도구를 개발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Duolingo, Gusto와 같은 기업 고객을 확보하며 총 791만 달러의 시드 펀딩을 유치했으나, 올해 7월 플랫폼 서비스 종료를 공지하며 인재 영입 준비에 들어갔다. 앤트로픽은 이 회사의 자산이나 지적재산권(IP)은 인수하지 않았으나, 인재 확보로 해당 기술과 노하우를 흡수하는 효과를 노렸다.
앤트로픽 입장에서는 단순한 AI 모델 경쟁력을 넘어, 실제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AI를 운영할 수 있는 '툴링(tooling)' 역량 확보가 핵심이었다. API 제품 책임자 브래드 에이브럼스는 "Humanloop 팀의 AI 도구 및 평가 경험은 안전한 AI 시스템 구축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인재 영입은 경쟁사인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등에 비해 기업용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사례는 글로벌 AI 인재 전쟁의 일환으로 유럽에서 인재를 대거 영입하려는 미국 기업들의 확장 행보를 보여준다. 앤트로픽은 유럽 시장에서 수백 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 중이며, 최고 AI 엔지니어에게 연간 최대 34만 파운드(약 5억원)에 이르는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등 파격적 조건으로 인재 유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유럽 내 기존 스타트업들의 평균 AI 직군 연봉(9만~20만 파운드)과 비교해 최대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보상 경쟁뿐 아니라, 앤트로픽이 AI 안전성 연구 및 책임 있는 AI 개발에 유럽 규제 환경과 기술 역량을 접목하고자 하는 의도도 반영한다. 따라서 이번 인수는 AI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함께 유럽 시장 내 신뢰 구축 및 윤리적 AI 개발을 위한 인텔리전트 인프라 구축으로 연결되는 다층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앤트로픽의 Humanloop 핵심 인력 영입은 AI 산업 내 기업 인수와 인재 확보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며, 글로벌 AI 기술 경쟁에서 '사람 중심 경쟁력'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외 주요 기업과 투자자에게도 인재 확보의 새로운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