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2025년 들어 전국 아파트, 연립,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거래 중에서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의 비중이 43.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4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집합건물 소유권 매매 이전등기 65만9728건 중 생애 최초 매수는 28만4698건으로 전체의 43.2%를 차지했다. 전체 10건 중 4건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이 수치는 2010년 이후 1~8월 기준 최고 기록은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2013년 43.1%를 넘어선 사상 최고치다.
이번 생애 최초 매수 비중 급등의 주요 배경으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정책이 꼽힌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1주택자에게 엄격히 제한되고 있으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은 이러한 대출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신혼부부 및 신생아 대출 등 정책자금 대출 혜택이 저리로 제공돼 이들이 시중은행 대출 제한에도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6월 27일 주택담보대출(LTV) 한도를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80%에서 70%로 축소하고 한도액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아, 규제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에 해당하는 생애 최초 구매자는 이러한 규제 적용에 제한적이라, 상대적으로 대출 이용에 용이한 환경이 조성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생애 최초 매수 비중도 크게 증가해 38%를 기록, 2014년 동기간 38.8%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서울 내 생애 최초 매수 건수는 약 3만9705건으로, 올해 1~8월 전체 거래 10만4551건 중 38%에 달해 거래 건수에서도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집값이 한창 상승했던 2021년 거래량과도 견줄 만한 수준이다. 금리 인상과 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투자수요 감소 역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상대적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유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애 최초 구입자 중심으로 매수 비중이 커진 상황”이라며 “향후 보유세 인상 등 다주택자 세 부담 증가가 이어지면 생애 최초 구매자와의 매수 비중 격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부는 수도권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규제를 7월부터 더욱 강화, LTV 상한선을 기존 80%에서 70%로 축소했고, 대출 한도액도 6억원으로 제한했다. 이는 향후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자금 확보 부담이 다소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대출 규제 정책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정책자금 대출 급증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는 대출 규제와 정책자금 지원이 맞물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가 전체 주택 거래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변수와 정부 정책이 중첩된 복합 환경 속에서,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매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