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세계 최고 권위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재단이 20년 만에 야심차게 '어린이 부커상'을 새롭게 만들었다.
PublishersWeekly, BBC News, The Booker Prizes, ABC News, ReadingZone, School Library Journal에 따르면, 2026년 봄 출판물 접수를 시작해 2027년 2월 처음 수상자를 발표하는 이 상은 8세에서 12세 아동을 위한 뛰어난 현대 아동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상금은 5만 파운드(약 9300만원)다. 수상작은 영문 또는 번역 작품으로,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도서에 한해 응모할 수 있다.
이번 어린이 부커상 심사에는 독특한 콜라보레이션이 도입된다. 심사위원단은 아동 3명과 성인 3명으로 구성되며, 초기 심사를 거쳐 성인 심사위원이 8권의 후보작을 선정하면, 이후 어린이 심사위원 3명이 합류해 수상작을 최종 결정한다. 영국의 어린이 계관시인이자 카네기 메달 수상자인 프랭크 코트렐-보이스가 첫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며, 그는 “책 속에 빠져드는 행복을 아이들도 누릴 권리가 있다”며 “심사 과정에서의 열띤 토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상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진 아동 독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의 일환이다. 영국 국가 문해력 신탁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8~18세 아동 중 독서를 즐기는 비율은 단 32.7%에 불과해 20년 전보다 36%나 감소했고, 매일 독서하는 아동은 18.7%로 거의 20%포인트 낮아진 상태다.
특히 남아와 저소득층 가정 아동 사이에서 독서 즐거움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남녀 독서 빈도 격차도 6.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트레이시 비커 이야기'의 저자 데임 재클린 윌슨은 “아이들이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는 비율이 30%에 그친다는 사실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지금 이 시기에 아동 문학이 큰 활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최근 아동 문학에서 단어 수가 줄어드는 경향과 부모들의 휴대전화 사용 습관이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부커상 재단 게이비 우드 CEO는 어린이 부커상이 “미래 세대 독자를 키워내기 위한 운동의 일부”라며 “어린이들이 좋은 책을 직접 선택하고 읽는 즐거움을 발견하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상의 운영 초기 3년간은 런던의 교육 및 청소년 복지 지원 기관인 AKO 재단이 재정 후원을 맡는다. 또한 최종 후보작과 수상작 도서 3만부를 전국 아동들에게 무료 배포해 문학에 대한 접근성과 독서 유인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어린이 부커상은 단순한 문학상의 역할을 넘어 독서율 저하라는 사회적 문제에 맞서는 대책이자, 아동들이 문학과 독서에서 얻는 정서적·교육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