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억만장자 빌 게이츠가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 즉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딸 피비 게이츠(Phoebe Gates)의 방송 발언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같은 가족의 ‘실수성 폭로’는 글로벌 미디어와 대중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비 게이츠는 최근 인기 팟캐스트 ‘콜 허 대디(Call Her Daddy)’에 출연해 “아버지는 사회성이 좀 부족하다. 아버지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고 하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오는 것이 그 남자친구에게도 끔찍한 일”이라며, 빌 게이츠의 사회적 어색함과 특이한 행동을 유머러스하게 전했다.
빌 게이츠 본인은 공식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은 적은 없지만, 최근 출간한 회고록 ‘소스 코드(Source Code)’와 외신 인터뷰에서 “만약 지금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 “특정 프로젝트에 집착하고, 사회적 신호를 놓치며, 타인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등 부모님도 이해하기 힘든 면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자신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강박적 집중력이 오히려 성공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나는 항상 남들과 다르게 ‘배선’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에너지와 강도, 그리고 특정 주제에 대한 집착은 나의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에는 사회적 신호를 잘 읽지 못하고, 때로는 무례하게 보일 정도로 몰입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부모의 지지와 다양한 사회적 경험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빌 게이츠의 회고록 ‘소스 코드’ 에서도 “나는 내가 받은 뇌를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다만, 이런 특성을 더 일찍 이해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이라고 밝히고 있다.
빌 게이츠의 사례는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글로벌 IT 리더들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자폐 스펙트럼 특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들은 사회적 어색함, 강한 집착, 반복적 행동 등 기존에 ‘결함’으로 여겨졌던 특성이 오히려 혁신과 집중력, 창의성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포스트, BBC,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은 “빌 게이츠가 공식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공개한 적은 없으나, 자녀의 발언과 본인의 회고록,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스스로를 ‘뉴로다이버전트(Neurodivergent)’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빌 게이츠가 “이제는 이런 특성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수 있음을 젊은 세대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심리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확산에 기여한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