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글로벌 제과기업 마스(Mars, Incorporated)가 미국 생명공학 기업 페어와이즈(Pairwise)와 손잡고 CRISPR 기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내병성(질병 저항성) 강화된 코코아 식물 개발에 나섰다.
Mars 공식 발표, Peer-Reviewed 논문, 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를 비롯해 CNBC, livescience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파트너십은 기후변화와 치명적인 식물 질병으로부터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의 전략적 대응으로, 페어와이즈의 최신 ‘풀크럼(Fulcrum)’ 유전자 편집 플랫폼 접근권을 확보하며 진행된다.
마스가 주목하는 이 기술은 CRISPR-Cas9을 비롯한 첨단 도구를 이용해 코코아 식물의 DNA를 정밀하게 조작하는 방식이다. 이 중 주요 표적은 ‘TcNPR3’ 유전자로, 이 유전자는 코코아 식물의 자연 방어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를 제거함으로써 병원균에 대한 식물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전 세계 코코아의 90% 이상이 소규모 가족 농가에서 나오는데, 이 지역은 특히 검은꼬투리병, 카카오부종새싹바이러스(CSSV), 서리꼬투리병 등 진균 및 바이러스 질병 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연구에 따르면, TcNPR3 유전자가 편집된 코코아 잎은 일반 병원체에 대해 최대 27% 이상 질병 저항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코아 생산은 매년 최대 38%에 달하는 손실을 겪고 있으며, 특히 서아프리카에서는 카카오부종새싹바이러스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주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가나 등지에서 최대 80% 작물 피해를 일으키며, 약 3억 그루의 코코아 나무를 파괴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기후 변화는 2050년까지 코코아 재배 적지(適地)를 크게 축소시켜 생산지 집중화와 질병 확산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일례로 코트디부아르에서는 현재 재배 가능 지역의 절반가량이 상실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는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해 자사의 탄소 배출량 감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으며, CRISPR 기술을 포함한 첨단 유전자 편집 기술이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의 식물과학분야 책임자 칼 존스는 “CRISPR 기술은 작물을 더욱 강건하게 하고, 전 세계 공급망을 견고히 하는 데 기여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마스의 이번 협력은 코코아뿐만 아니라 땅콩, 옥수수, 민트 등 다양한 작물로 유전자 편집 연구를 확대하며, 식물 과학 분야에 한정한 엄격한 과학적·윤리적 검토 과정을 통해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초콜릿 시장과 더불어 수천만 명의 소규모 농가 생계가 위협받는 현 상황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품종 개발은 기후와 질병이라는 복합적 위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코코아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