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그룹의 대표적 재력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최근 삼성전자 보통주 1,771만6000주를 신한은행과 신탁 계약 형태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10월 17일 기준 삼성전자 종가 9만7,900원을 적용하면 총 매각 규모는 약 1조7,344억원에 달한다.
이번 주식 신탁 처분은 다가오는 상속세 납부와 이에 따른 대출금 상환을 위한 재원 마련이 가장 큰 배경이다.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32%에 해당하는 약 1,932만4,106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부진 사장은 0.04%인 240만1,223주, 이서현 이사장은 0.14%인 810만3,854주를 보유해왔다. 처분 이후 각자의 삼성전자 지분은 홍 전 관장 1.45%, 이부진 사장 0.78%, 이서현 이사장 0.70%로 감소한다.
이들은 과거에도 2024년 1월 11일에 삼성전자 및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등 계열사 주식을 총 2조7000억원 규모 블록딜로 처분한 바 있으며, 이는 고(故) 이건희 회장 사망 후 상속세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세금 부담을 분할 납부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상속세 분할 납부는 2021년 4월부터 5년간 실시되고 있으며, 주식 담보 대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5년에 들어서 급격히 상승해 대출 담보 가치가 크게 개선됐다. 2024년 말 주가 급락으로 인해 담보 유지율 문제도 있었으나, 2025년 9월 16일 종가는 7만9,400원에서 10월 17일 9만7,900원까지 오르면서 재무 리스크가 개선됐다. 이에 따라 상속세 및 대출금 상환 능력이 한층 강화되었다는 평가다.
한편,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0.65%), 삼성SDS(1.95%), 삼성생명(1.16%)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처분해 5000억원대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다각도로 재원 확보를 추진 중이다.
이번 주식 처분은 재무 부담 완화와 함께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세금 납부 의무를 체계적으로 이행하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번 신탁 계약 주식 매각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