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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이슈&논란] "금값 급상승에 이런 일도 생기네"…유럽 박물관들 황금 유물 절도 ‘비상’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유럽 전역의 박물관들이 금값 급등에 따른 황금 유물 절도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잇따른 대형 절도 사건들은 금값 급등이 단순한 금융 이슈를 넘어 문화재 보존과 국제 외교 문제까지 촉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로이터, CNN, 골드만삭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내셔널 박물관의 일원인 세인트 페이건스 국립역사박물관은 지난 10월 6일, 2인조 절도범들의 침입으로 청동기 시대의 금 장신구들이 도난당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범인들은 절단기와 가스 토치 등 고도의 전문 장비를 사용해 방탄유리를 뚫고 침입하는 등 조직적이고 치밀한 수법을 보였다. 이는 조직폭력조직 수준의 계획적 범행이라는 점에서 현지 경찰과 박물관 관계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

 

프랑스 파리의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는 지난 9월 16일 60만 유로(한화 약 10억원) 상당의 금 원석 표본 4점이 도난당했다. 범인들이 방탄유리를 절단하는 데 사용한 고급 장비는 범행의 치밀함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 사건은 프랑스 내에서도 큰 충격파를 일으켰으며, 해당 금 원석은 전문 암시장에서 거래가 거의 불가능해 범인들이 이를 녹여 금괴로 만든 뒤 되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은 올해 1월 네덜란드 드렌츠 박물관에서 발생했다. 여기서는 루마니아 국보급 유물 ‘코토페네슈티의 황금 투구’를 포함해 약 600만 유로(약 88억원) 상당의 금 유물 4점이 폭발물을 동원한 절도범들에 의해 사라졌다.

 

이 사건은 루마니아와 네덜란드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되어 루마니아 국립역사박물관장이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에 따른 범죄 증가가 만들어낸 국제적 갈등”이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범죄 급증 배경에는 올해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려 안전자산 수요가 폭등한 점이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10월 7일 스팟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3977.19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유럽 및 프랑스의 정치 불안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가격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역시 2026년 12월 금 선물 가격 전망치를 기존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주요 자산군에서 금이 우위를 보이는 동시에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와 서구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으로의 지속적 자금 유입에 힘입은 것이다.

 

금융시장의 격변과 맞물려 미·유럽 각국 박물관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황금 유물 절도 사건은 오히려 금값 투기와 범죄가 문화유산의 실질적 파괴로 이어지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문화재 전문가는 “도난 유물의 평균 회수율이 5~10%에 불과해 문화적 손실은 돌이키기 어렵다”며, “금값 상승은 한편으로 투자자에겐 기회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문화재와 예술품에 대한 안전 위협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값 급등이라는 경제 현상이 예술품 절도 등 사회·문화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적 대응과 박물관 보안 강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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