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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1000년 前 마야문명 붕괴 이유, 알고보니…13년 연속 가뭄이 결정적 촉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약 1000년 전 마야 문명 붕괴를 심화시킨 이유는 바로 13년간 지속된 가뭄이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진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동굴 석순에서 추출한 산소 동위원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2025년 8월 13일,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The Art Newspaper, Live Science, Phys.org, pnas.org, El País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터미널 클래식 시기의 계절별 강우 패턴을 연 단위가 아닌 우기와 건기를 분리해 세밀하게 재구성한 최초의 고해상도 연구로, 871년부터 1021년 사이 마야 문명 지역에서 3년 이상 지속된 8회의 가뭄이 발생했으며, 이 중 13년 연속된 가뭄은 이 지역에서 기록된 가뭄 중 최장 기간이다.

 

석순 내 약 1mm 두께의 성장층은 한 해 한 해의 기후 변화를 매우 정밀하게 기록하고 있어, 연구진은 이를 통해 우기 가뭄이 농업 생산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 우기 가뭄은 농작물 생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연속된 흉작은 인구와 정치체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를 이끈 Daniel H. James 박사는 "13년 연속된 우기 가뭄은 13년간 연속된 흉작을 의미하며, 현대 사회에서도 이같은 연쇄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가뭄 발생 시점과 고고학적 기록을 비교한 결과, 마야 문명의 정치적 쇠퇴 및 주요 도시의 유적지 포기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카탄 반도의 유력 도시인 욱스말에서는 13년간 가뭄 직후 정치 시스템 붕괴가 관찰됐으나, 치첸이트사는 중앙 멕시코와의 광범위한 교역 네트워크를 통해 자원 수입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가뭄에 대한 회복력이 컸다.

 

이는 단순한 가뭄 원인론을 넘어, 물 관리 인프라와 교역 연결성 여부가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복합적인 사회경제적 요인임을 시사한다.

 

마야 문명은 정교한 저수지 및 저장 시설을 갖춘 효과적인 물 관리 체계를 보유했으나, 장기간 지속된 가뭄에 이들 시스템이 무력화되어 결국 사회적·정치적 붕괴가 촉진되었다. 커다란 강우량 감소는 농경 중심의 마야 사회 구조를 흔들었으며, 강우량은 최고 41~70%까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뭄은 800~1000년 기간에 기록된 지난 7000년 내 최악의 기후 변동으로, 마야 문명 붕괴에 기후 변화가 관여했음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한편, 일부 학자들은 마야의 회복력을 고려할 때 가뭄만으로는 문명 붕괴를 과도하게 단순화한 해석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UC 리버사이드의 스콧 페딕 교수는 가뭄에 강한 다년생 식물 등의 생태적 보완이 있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마야가 옥수수 농사를 주식으로 하던 사회였음을 감안하면, 13년 이상의 지속적 우기 가뭄은 대규모 인구 유지에 심각한 위협이 되었을 것으로 역사학자 라파엘 코보스는 평가했다.

 

기후학자 및 고고학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는 가뭄이라는 기후 요인이 수백 년 동안 쌓여온 사회경제적 취약점을 증폭시키며 마야 문명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했다는 점을 정교한 기후 데이터와 고고학 증거를 기반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특히 뛰어난 고해상도 기후 기록 분석 기법이 마야 문명 붕괴의 메커니즘을 재해석하는 데 중요한 혁신적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1000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마야 문명은 최소 8회의 장기 우기 가뭄, 최장 13년의 연속 가뭄을 겪으며 사회적 붕괴를 촉진했다. 이 가뭄은 단순 기후 현상을 넘어 복잡한 정치, 경제, 교역 구조의 결합으로 문명 쇠퇴를 심화시켰으며, 과거 그 어느 기록보다 세밀하게 재구성된 기후 자료가 이를 명확히 보여줬다. 

 

이러한 고해상도 기후 복원 연구는 고대 문명 붕괴 연구에 과학적 정확성을 더하며, 기후 변화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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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사회학] ‘불턱’이란 공간과 해녀들의 ‘숨비소리’…삶과 공동체, 그리고 자연과의 깊은 조화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제주 해녀들이 물속에서 오래 참았던 숨을 ‘호오이—’ 하는 소리로 길게 내쉬는 것으로 숨비소리라고 한다. 이는 단순한 호흡 이상으로, 안도와 회복, 그리고 다음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상징한다. 이 독특한 숨비소리는 물질이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해녀들의 소중한 의식이며, 제주 어촌에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강인한 여성들의 삶과 연결된 생명의 울림이다. 숨비소리가 의미하는 것이 잠깐의 휴식과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의 1차적 수단이라면, 2차적인 수단이 불턱이란 공간이다. 물질을 한 후 몸이 극도의 피로와 냉기에 지칠 때 해녀들은 ‘불턱’으로 향한다. 불턱은 해녀들이 돌담을 사각형이나 원형으로 쌓아 바람을 막고 불을 피워 몸을 녹이는 공간이다. 이 자연 속 ‘쉼터’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서로 안부를 묻고 오늘의 바다 이야기를 나누며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해녀들의 ‘사랑방’ 역할을 담당한다. 불턱의 철학적·문화적 의미는 제주 해녀문화의 핵심이다. 불턱은 위험하고 험난한 바다 작업 앞뒤에 마련된 생명의 공간이다. 또한 그 자체가 돌봄과 배려, 신뢰가 어우러진 공동체 정신의 상징이다. 한 해녀가 먼저 불을 지피고 다른 해녀들

[공간사회학] '스펀지 도시' 개념으로 "도시 홍수관리 혁신"…건축가 공젠위, 브라질 교통사고로 사망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을 넘어 전 세계 도시 홍수 관리의 판도를 바꾼 ‘스펀지 도시’ 개념의 창시자이자 세계적 조경 건축가 공젠위(龚自伟, Kongjian Yu)가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브라질 판타나우 습지 인근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6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CNN, 로이터, 뉴욕타임스, 에이전시 브라질, SCMP에 따르면, 사고는 브라질 마투그로수두술 주 아키다우아나에서 약 100km 떨어진 농장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발생했으며, 공젠위와 조종사, 그리고 두 명의 현지 영화 제작자를 포함한 탑승자 4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유 씨와 브라질 영화제작자 루이스 페르난도 페레스 다 쿠냐 페라즈, 루벤스 크리스핀 주니어, 조종사 마르셀로 페레이라 데 바로스이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브라질 항공안전청이 조사에 착수했다. 공젠위는 ‘스펀지 도시(Sponge City)’라는 자연기반 도시 설계 철학을 통해 재해 예방과 기후변화 대응에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스펀지 도시는 기존의 빗물 배제 위주의 콘크리트 인프라를 대체해, 도시 곳곳에 빗물을 흡수·저장·재활용하는 생태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도시 홍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