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8 (목)

  • 맑음동두천 16.4℃
  • 맑음강릉 17.5℃
  • 맑음서울 19.2℃
  • 맑음대전 16.8℃
  • 맑음대구 17.9℃
  • 맑음울산 17.2℃
  • 맑음광주 19.9℃
  • 맑음부산 20.3℃
  • 맑음고창 15.2℃
  • 맑음제주 19.8℃
  • 맑음강화 15.9℃
  • 맑음보은 12.5℃
  • 맑음금산 14.9℃
  • 맑음강진군 16.5℃
  • 맑음경주시 16.4℃
  • 맑음거제 16.3℃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공간사회학] 경주 문무대왕릉은 왜 무속촌이 됐을까

'왕릉이 ‘굿판'으로 변질된 곳 '세계 유일'…문무왕 노하실듯
10년 전부터 ‘기도발’ 센 장소 소문에 무속인들 우후죽순
횟집이 기도방, 방생집으로 변질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위치한 문무대왕릉은 국가 지정 사적(158호)이자 세계 유일 바다 위 수중왕릉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문무대왕릉은 통일신라 제30대 문무왕의 능으로 해변에서 약 200m 떨어진 바다에 있다. 당시 문무왕은 불교 법식에 따라 화장한 뒤 동해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무왕은 “내가 죽거들랑 동해 바다에 장사를 지내라. 나는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문무왕(文武王·재위 661~681)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완성한 왕이다. 김유신, 김춘추가 당나라와 함께 백제, 고구려를 멸망시켰지만 문무왕은 최종적으로 이 땅에서 당나라 군대까지 몰아내는 데 성공해 통일신라를 완성한 왕으로 평가받는다. 삼국통일 후에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생각했고, 왜(일본)가 통일신라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존재라고 예언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죽으면 화장해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고, 대왕암에서 뿌려 달라고 유언한 것. 결국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호국대룡(護國大龍)’이 되겠다는 호국정신인 셈이다.

 

하지만 이곳은 언제부터인가 '무속촌'으로 변질됐다. 바닷가 주변의 10여곳의 횟집도 간판만 횟집일 뿐, 기도방이나 혹은 방생고기를 파는 방생집으로 변형돼 영업중이다. 방생은 불교에서 사람에게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 물고기 등을 풀어줘 공덕을 쌓는 것을 말한다. 기도용품이나 오색천·조상 옷 판매와 기도방 대여를 알리는 광고문구를 붙인 횟집도 많다. 횟집에서 100여m 떨어진 바닷가 소나무숲에는 비닐하우스 형태의 불법 가건물 20여곳이 있다. 쌀이나 정화수를 올려놓는 평상, 촛불을 넣어두는 철제 보관함도 설치됐다. 이 가건물들은 모두 무속인이 설치한 굿당이다.

 

10여년 전부터 이른바 ‘기도발’이 좋다는 소문에 나면서 무속인들이 모여들었다. 일종의 무속산업이 형성되며 기도방과 방생등 관련 산업까지 흥행하게 된 셈이다.

 

근처 한 상인은 “문무대왕이 동해의 수호신이 됐다는 이야기 때문에 무속인들 사이에는 '기도발’이 센 곳으로 유명해졌다"며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자녀의 결혼, 승진, 대학합격등을 기원하는 굿을 벌일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과 무속인들은 "문무왕의 호국정신과 미래예언, 그리고 바다에 수장된 점, 용이 되겠다 등의 메시지와 전설들은 무속인들과 토속신앙을 믿는 우리 민족에게 강하게 각인된다"면서 "이런 점들이 결국 소원을 빌면 이뤄줄 것이란 무속산업과 만나서 변질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 사적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문화재가 위치한 해변 곳곳에서 제사에 쓰고 남은 음식과 제사용품 등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 바위에 불을 피우거나 페인트 등으로 이상한 글씨를 쓰는등 일부 무속인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자연이 훼손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지정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무허가 행위를 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무속인들의 강한 반발로 지자체의 단속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광객 A씨는 "경주에 놀러왔다가 일출맛집으로 유명한 인근 바닷가의 문무왕릉 문화재를 보러왔는데 무속촌으로 변한 모습에 놀랐다"며 "워낙 분위기가 이상해 바로 떠났다. 세계 유일 수중왕릉, 우리의 문화유산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3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공간사회학] 왜 고양이는 병원을 찾아왔을까…소아병동에 남을 그림, 기다림 곁에 놓일 위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병원에서는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린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 사람은 자주 말이 없어진다. 위로가 필요하지만, 어떤 말도 쉽게 들어오지 않는 순간이 있다. 올가을 창원의 한 병원에 찾아오는 고양이들은 말을 걸지 않는다. 푸른 눈으로 올려다보고, 꽃 그늘에서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벤치 위에서 쉬거나 숲속에서 서로 몸을 기댄다. 그림 앞에 선 사람에게 다가오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다만 저마다의 자리에서 관람객을 바라본다. 김주성 작가의 초대 개인전 「나는 고양이를 본다(I SEE CATS)」가 10월 19일부터 11월 28일까지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에서 열린다. 병원 1층 로비 특별전시실에 회화 45점을 선보이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소아과에서 치료받는 아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는 작가의 뜻에서 출발했다. 작품 일부는 소아병동에 기증될 예정이다. 도록 첫머리에는 전시 제목과 짝을 이루는 문장이 적혀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고양이가 나를 바라본다.’ 이 문장은 전시를 읽는 하나의 열쇠다. 처음에는 사람이 고양이를 구경한

[공간사회학] 몽골 게르의 생존공학 "영하 50도 혹한차단의 비밀"…둥근 천막·하나와 토노·천장 구멍과 불·호이모르·무빙 기후장치·아르갈 순환경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10월 첫째 월요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World Habitat Day)’이다. 도시는 누구를 위해 설계돼야 하는지, 인간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집이란 무엇인지, 고층 아파트와 스마트시티가 만든 공간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겨울이면 기온이 영하 40도 아래로 내려가고, 일부 지역에서는 영하 50도에 이르는 몽골 대초원에도 ‘적정 주거’에 대한 오래된 답이 있다. 목재 골조 위에 양털 펠트를 덮은 둥근 집, 게르다. 유엔해비타트는 2026년 세계 주거의 날의 화두로 ‘모두를 위한 적정 주거(Adequate Housing for All)’를 제시했다. 이는 집을 단순한 건물이나 부동산이 아니라, 안전·건강·에너지·공기·돌봄·존엄을 보장하는 삶의 기반으로 보자는 제안이다. 게르는 바로 이 질문의 가장 극적인 사례다. 이동 가능한 펠트 주거는 초원의 바람과 한파에 적응한 지혜였지만, 오늘날 석탄 난방과 실내외 미세먼지, 낮은 단열 성능이라는 현실적 한계도 동시에 안고 있다.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뉴스스페이스는 영하 50도의 겨울을 건너온 몽골 게르를 통해 다시 묻는다. 인간을 지키는 집은 얼마나 두꺼운 벽을 가

[랭킹연구소] “강남역 이름값 11억” 서울 지하철, 10년간 280억…역명 병기권 금액 TOP5, 강남역>을지로3가역>을지로입구역>선릉역>역삼역 順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서울 지하철역의 괄호 속 기업·기관명은 단순한 안내 문구가 아니라, 유동인구와 상권·브랜드 노출가치를 가격으로 환산한 ‘도시형 광고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교통공사가 2016년 도입한 유상 역명 병기 사업으로 올해 8월까지 약 280억원을 거둔 가운데, 2호선 강남역은 치과의원에 3년간 11억1100만원에 낙찰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10년 280억, 38개 역의 ‘이름값’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276개 역 가운데 유상 역명 병기가 시행 중인 곳은 38개 역이다. 환승역은 한 곳으로 계산한 수치다. 2016년 사업 도입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입은 약 28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환산하면 연평균 약 28억원, 현재 병기 운영 역 수 기준으로는 역당 누적 약 7억4000만원의 수입이 발생한 셈이다. 다만 실제 금액은 역별 유동인구, 상권의 성격, 인근 업종의 광고 수요에 따라 크게 갈린다. 최근 5년간 수입만 약 177억원으로, 전체 누적 수입의 약 63%를 차지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역명 병기가 초기 실험 단계를 넘어 서울교통공사의 비운임 수익 모델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음을 뜻한다.

[공간사회학] 피라미드 등반 '인생샷' 대가 "평생 이집트 땅 못밟는다"…세계 관광의 날(9월 27일)과 '유적 무단등반'의 유혹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9월 27일 ‘세계 관광의 날’을 맞아, 뉴스스페이스는 여행의 추억을 기록하려는 욕망이 인류의 문화유산과 충돌하는 순간을 들여다본다. 스마트폰과 SNS가 여행의 풍경을 바꿨다. 낯선 장소를 보고 느끼는 일만큼이나, 그곳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사진과 영상으로 증명하는 일이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 됐다. 하지만 더 높은 곳, 더 위험한 곳, 더 남들과 다른 한 컷을 향한 경쟁은 때때로 관광객을 출입 금지선 너머로 이끌고, 수천 년을 버틴 유적을 훼손과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시킨다. 세계 관광의 날은 관광이 지역경제를 움직이고 문화 간 이해를 넓히는 힘인 동시에, 방문하는 장소와 공동체에 책임을 져야 하는 활동임을 되새기는 날이다. 특히 관광객이 몰리는 세계적 명소에서는 ‘인생샷’을 위한 무단등반과 출입 통제 위반, 무분별한 촬영이 오버투어리즘의 또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한 사람의 짧은 영상과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될수록, 이를 모방하려는 이들이 뒤따를 가능성도 커진다. 뉴스스페이스는 세계 관광의 날을 맞아, 이집트 쿠푸왕 피라미드를 무단으로 등반한 독일 청년 안드레이 치시엘스키의 사례를 통해 SNS 인증 욕구와 문화유산 보호가

[지구칼럼] "양치기 목동도 AI 탑재"…몽골 유목민, AI·위성·GPS로 기후위기 맞선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 몽골 고비사막 인근 초원에서 양을 기르는 유목민 간치메그는 최근 양 떼가 염분이 높은 호수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긴급히 남편에게 알렸다. 가뭄과 부실한 초목 탓에 먹이를 찾아 헤매던 가축이 염수에 접근한 상황이었다. 양이 물을 마시거나 호수 주변에 빠질 경우 집단 폐사로 번질 수 있었지만, 남편은 양 떼 가운데 한 마리에 부착된 태양광 GPS 추적기를 통해 위치를 확인한 뒤 현장에 도착해 가축을 돌려세웠다. 간치메그는 AFP에 “GPS 추적기가 없었다면 양 떼 전체를 잃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비는 몽골 청년 창업가 빌구데이 간훌루그가 개발한 ‘후누(Hunu)’ 앱과 연동된다. ‘강인한 유목민’을 뜻하는 후누는 광활한 초원에서 무리 단위로 이동하는 가축의 습성을 감안해, 무리마다 한 마리에 태양광 충전식 GPS 기기를 달아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앱은 가축 위치 확인에 그치지 않고 적설 깊이, 풍향, 토양 수분, 가뭄 상태를 지도 형태로 제공한다. AI 기반 기상 기능은 눈보라와 모래폭풍 등 위험 기상 현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유목민이 이동 시기와 방목지를 결정하도록 돕는다. AFP, euronew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