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워싱턴DC 국방부(펜타곤) 인근 피자 가게의 주문량 데이터를 분석해 군사적 움직임을 예측하는 SNS 계정 ‘펜타곤 피자 리포트(Pentagon Pizza Report)’가 또 한 번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이 계정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 펜타곤 주변 피자 주문량이 급증한 사실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위기 신호”를 알렸고, 약 1시간 뒤 실제로 테헤란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정밀도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오후 6시 59분, 피자 주문 폭증”…1시간 뒤 이란 공습
6월 13일(현지시간) ‘펜타곤 피자 리포트’ 계정은 “오후 6시 59분(동부 기준) 펜타곤 주변 거의 모든 피자 가게에서 주문이 급증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실제로 도미노피자(Domino’s), 디스트릿트 피자 팰리스(District Pizza Palace), 익스트림 피자(Extreme Pizza) 등 주요 피자 체인점의 실시간 주문량이 평소 대비 급증하는 모습이 구글 지도와 배달앱 데이터를 통해 포착됐다.
이 데이터급증 약 1시간 뒤, 이란 국영TV는 테헤란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정은 “야간 근무가 많아질수록 피자 주문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이는 보통 전 세계 안보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등 과거 주요 군사작전 직전에도 펜타곤 인근 피자 주문량이 급증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관측돼 왔다.

‘펜타곤 피자 이론’의 기원과 확산
이른바 ‘펜타곤 피자 이론’은 냉전 시절 소련 정보기관이 워싱턴DC 내 피자 배달량을 감시하며 위기 상황을 예측하려 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1990년 8월 1일, CIA가 하루에 21판의 피자를 주문한 직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 발생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언론과 정보분석가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최근에는 구글 지도, 배달앱 등 오픈소스 데이터를 활용한 ‘OSINT(공개정보정보)’ 분석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펜타곤 피자 리포트’ 계정이 대표적 사례로 자리잡았다.
“피자만 먹는 거 아니다”…美국방부의 공식 반박
이 같은 분석에 대해 미 국방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국방부 대변인은 “펜타곤 내에는 피자뿐 아니라 초밥, 샌드위치, 도넛, 커피 등 다양한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며 “피자 주문량이 군사작전과 직접 연관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실제로 펜타곤 내에는 다양한 식당과 카페가 입점해 있어, 피자 주문량만으로 군사 동향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단순한 우연일까, 의미 있는 신호일까”
전문가들은 피자 주문량 급증이 반드시 군사작전과 1대1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회식, 야근, 인근 행사 등 다양한 요인으로도 주문량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수의 징후가 동시에 포착될 때, 피자 주문량 증가는 군사적 긴장 고조의 하나의 신호로 참고할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펜타곤 피자 리포트’의 사례는 디지털 시대 오픈소스 정보(OSINT)가 실제 군사·외교 현장에서 의미 있는 신호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단일 지표에만 의존한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피자 한 판에 담긴 정보와 그 한계 모두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