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SNS플랫폼 페북·인스타·스레드를 운영하는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도 머스크의 스페이스X,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처럼 우주, 방산분야의 사업을 추진한다.
메타(Meta)가 실리콘밸리의 국방산업 진출 트렌드를 이끌며, 미국 방산기술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군용 확장현실(XR)·AI 웨어러블 개발에 나섰다. 8년 전 해고했던 오큘러스 창업자 팔머 럭키와의 ‘극적 재결합’이라는 점에서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전장에 슈퍼휴먼 센스”…메타-안두릴, ‘이글아이’로 미군 XR 혁신
메타와 안두릴은 5월 29일(현지시각) 미군 장병용 XR(확장현실) 헬멧·고글 등 웨어러블 기기 공동개발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첫 프로젝트는 ‘이글아이(EagleEye)’로, 병사의 청각·시각 능력을 극대화하는 센서와 AI 기반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능이 핵심이다.
이 장비는 수 km 밖에서 드론을 탐지하거나 은폐된 목표물을 포착하는 등, 전장 상황 인지와 자율무기 제어를 지원한다. 메타의 AR/VR·AI 기술과 안두릴의 전장 지휘통제 시스템 ‘래티스(Lattice)’가 통합돼, 전투원에게 실시간 전장 정보와 위협 경고를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제공한다.
실리콘밸리-펜타곤, ‘민군 융합’ 본격화…상업기술로 국방비 절감
이번 협력은 “상업용 첨단기술을 국방에 재활용해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와 군의 전략적 니즈와도 맞닿아 있다. 메타 CTO 앤드류 보즈워스는 “미국 산업이 이런 기술을 실전에 투입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메타와 안두릴은 미 육군의 차세대 혼합현실 장비 사업(SBMC Next, 구 IVAS)에도 공동 입찰했다. 이 사업은 100억 달러 이상 규모로,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기반 시스템을 대체할 차세대 XR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팔머 럭키-저커버그, 8년 만의 ‘화해’…실리콘밸리 방산 동맹의 상징
팔머 럭키는 2014년 오큘러스를 페이스북(현 메타)에 매각한 뒤 VR부문장을 맡았으나, 2016년 미 대선 정치 후원 논란으로 해고됐다. 이후 AI·자율무기 스타트업 안두릴을 창업해 미국 국방기술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저커버그와 럭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전투원을 테크노맨서(technomancer)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민군 융합기술의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메타가 지난 10년간 투자한 AI·AR 기술을 미군과 동맹군에 제공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상업기술-군수산업 융합, 실리콘밸리의 ‘새 비즈니스모델’
메타의 이번 행보는 광고·소비자 서비스 중심에서 벗어나, Reality Labs 등 XR 사업의 수익화와 방산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성장전략의 일환이다.
업계에선 “메타-안두릴 협력은 실리콘밸리 빅테크의 방산 진출 신호탄”이라며, 기존 록히드마틴·레이시온 등 전통 방산업체들의 ‘소프트웨어 역량 부족’을 보완할 게임체인저로 평가한다.
이글아이 등 XR 웨어러블이 미군 12만명, 동맹군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수조원대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실리콘밸리의 첨단 상업기술이 미국 국방력 혁신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팔머 럭키와 저커버그의 재결합, AI·XR·자율무기 등 민군 융합기술의 실전 배치가 글로벌 방산시장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