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2025년 상반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국제선 여객수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대형항공사(FSC)와 외항사를 모두 제치고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엔데믹 전환 이후 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국제선 여객수 4582만명…LCC 34.4% 점유, FSC 34.2% ‘초접전’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2025년 1~6월 국내 공항 국제선 여객수는 4582만9686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국내 LCC 8개사의 국제선 이용객은 1578만1630명(34.4%)으로, 대한항공(947만4488명)과 아시아나(618만1907명) 등 대형항공사 국제선 탑승객 1565만6395명(34.2%)보다 12만여명 많았다. 외항사(1439만1661명, 31.4%)와 비교해도 140만명 가까이 앞섰다.
이로써 LCC는 2023년 상반기 처음 FSC를 앞지른 이후 3년 연속 국제선 여객수 1위를 지켰다. 2023년 LCC 점유율은 35.7%, FSC는 33.1%였으나, 2025년 상반기에는 각각 34.4%, 34.2%로 격차가 0.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FSC 여객이 1년 새 150만명 가까이 늘어난 반면,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사고 영향으로 52만명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LCC별 실적…제주항공 1위 수성, 이스타·진에어·에어로케이 성장
LCC중에서는 제주항공이 359만여명 탑승(전년 동기 대비 16.9%↓)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진에어가 347만여명(11%↑), 3위는 티웨이항공으로 338만여명(5.8%↑)이었다.
4위는 에어부산 205만여명(5.9%↓), 5위는 이스타항공 135만여명(81.2%↑), 6위는 에어서울 88만여명(4.7%↓), 7위는 에어로케이 57만여명(58.8%↑)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사고 이후 운항 안정성 강화를 위해 공급 좌석을 10% 이상 줄이며 승객이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LCC 중 1위를 지켰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인천-도쿠시마, 부산-치앙마이 등)로 1년 새 81.2%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진에어, 에어로케이, 티웨이항공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LCC 강세 배경…단거리·저가 수요, 지방공항 노선 확대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고물가 시대에 운임이 저렴하고, 장거리보다 부담이 덜한 단거리 국제선에 집중하는 LCC의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이 LCC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LCC의 국내 항공시장 전체 좌석 비중도 45.7%로 아시아태평양 평균(32.1%)을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동향과 비교…아시아태평양·유럽도 LCC 성장세
아시아태평양 전체 항공시장에서도 2025년 1분기 국제선 여객이 13% 증가하며, LCC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진다. 유럽 역시 2024년 기준, LCC가 전체 여객 성장의 30% 이상을 견인하며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즉 2025년 상반기 국내 LCC는 사고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여객수 1위를 지키며, 구조적 성장세를 확인했다. 단거리·저가 수요와 지방공항 노선 확대, 신규 항공기 도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FSC와의 점유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만큼,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인천공항공사 전문가들은 “LCC의 단거리 집중 전략과 지방공항 노선 확대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