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진에어에서 기장, 승무원에 이어 정비사까지 잇따라 내부고발에 나서며, 항공 안전과 근무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아는 직원들의 연이은 고발이 이어지면서, 저가항공을 자주 이용하던 소비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진에어 소속 정비사가 “진에어 정비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혼자 근무하는 주재정비사의 인력 부족과 이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정비사는 “일부 공항에서는 항공기 도착 시간이 겹쳐 혼자서 두 대의 비행기를 번갈아 점검해야 한다”며, “결함이 발생하면 한 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나머지 비행기는 제대로 점검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부 동체 결함 등 주요 점검이 소홀해질 경우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내부고발은 최근 기장과 객실승무원에 이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12일 자신을 현직 진에어 B737 기장이라고 소개한 A 씨는 블라인드에 "성수기에 비행기를 조종할 항공사가 부족하다"며 "적어도 7·8월에는 진에어를 타지 말라" 글을 게시했다.
이어 "비행기 1대당 필요한 조종사 수는 기장 8명·부기장 8명으로 국토교통부에서 권고하고 있다"며 "현재 진에어에서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는 31대로 기장과 부기장이 각각 240명 이상 필요함에도 기성 기장은 240명, 기성 부기장은 185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객실승무원들은 기내 안전관리와 서비스 외에 착륙 후 객실 청소까지 떠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두 회사의 무리한 비용 절감 정책이 근무환경 악화와 안전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진에어 측은 “국토교통부 권고 사항과 법적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해외 주재정비사 1명 외에도 현지 조업사에서 1명을 추가 지원받고 있고, 정비 스케줄도 규정에 맞게 운영 중”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기장과 부기장, 객실승무원 등 인력 역시 법적 기준을 초과해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 직원들은 “관리자들의 무리한 비용 절감과 인력 운영이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대한항공 출신 경영진의 보수적이고 비용 중심의 경영이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진에어는 지난 4월에도 비행 중 동체 패널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해, 항공기 정비 및 안전 관리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B씨는 “저가항공을 자주 이용해왔지만, 내부에서 기장과 승무원, 정비사까지 연이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은 처음 본다”며 “특히 성수기인 7~8월에는 진에어 탑승을 피하라는 내부 경고까지 나오니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에어 내부고발 사태는 단순한 직원 불만을 넘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전반의 인력 운용과 비용 절감,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진에어 내부고발 사태가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저가항공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