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이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첫 관문에서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대해 “소비자 권익 보호 미흡”을 이유로 즉각적인 수정·보완을 요구했다.
이번 결정은 양사 합병의 핵심 쟁점이자 국민적 관심사인 마일리지 제도 통합이 첫 관문에서 제동이 걸린 것으로, 향후 통합 항공사 출범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일리지 사용처·통합비율 모두 ‘미흡’…아시아나 고객 불이익 우려
공정위는 6월 12일 대한항공이 제출한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해 “마일리지 사용처가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던 것에 비해 부족하고, 통합비율 산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미흡하다”며 즉시 보완을 요청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소비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고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양사 고객의 권익이 균형 있게 보호돼야 한다는 심사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제휴 마일리지’의 통합 비율이 쟁점이다. 항공기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대 1 전환이 유력하지만, 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는 적립 기준이 달라 아시아나 마일리지 가치가 더 낮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에서는 “합리적 수준(예: 1대 0.9 등)에서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권고도 나온 바 있다.
통합안 내용 비공개…공정위 “국민 눈높이 맞는 방안 마련돼야”
공정위는 “현시점에서 대한항공이 제출한 통합안을 국민께 공개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수정·보완을 거친 뒤, 적절한 시점에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 제출은 사건 접수 단계로, 향후 심사관 검토와 의견 청취를 거쳐 최종 심사보고서가 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특히 "마일리지 통합 방안은 국민적 관심 사항인 만큼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엄밀하고 꼼꼼하게 방안을 검토해 모든 항공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승인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공정위와 지속 협의…소비자 기대 부응할 것”
대한항공은 공정위의 보완 요청 직후 “공정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항공 소비자의 기대에 부합하는 통합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경청하는 자세로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아시아나 고객의 불이익 방지와 양사 고객의 균형적 권익 보호를 강조하며,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통합비율과 사용처 확대 등 실질적 개선을 요구했다. 향후 보완된 통합안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개될지 항공 소비자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