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제주항공이 또다시 안전 논란에 휩싸였다. 183명의 승객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베트남 다낭공항에 비상착륙하며 활주로를 이탈, 타이어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은 14시간 넘는 지연과 현지 공항에서의 혼란을 겪어야 했다. 문제는 이번 사고가 단발성 해프닝이 아니라는 데 있다. 최근 1년 사이 제주항공에서는 대형 참사부터 잇따른 기체 결함까지 사고가 반복되면서, 고객들의 불안과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또다시 '제주항공'…다낭공항 활주로 이탈, 14시간 지연
사고는 5월 28일(현지시각) 인천을 출발한 제주항공 7C2217편(B737-800)이 베트남 다낭공항에 착륙하면서 발생했다. 항공기는 착륙 직후 활주로 오른쪽 완충지대로 벗어났다가 곧바로 복귀했지만, 이 과정에서 착륙장치(랜딩기어) 타이어가 찢어졌다.
승객 183명과 승무원 6명은 다행히 무사했지만, 복귀편은 대체기 투입 등으로 14시간 38분이나 지연되며 승객들은 장시간 불편을 겪었다.
현장에 있던 승객들은 “딜레이를 한 번에 통보하지 않고 1시간 뒤, 또 1시간 뒤 하겠다며 계속 미뤘다”며 혼란을 토로했다. 제주항공 측은 현지 호텔 숙박과 식사를 제공했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반복되는 사고…“불안해서 제주항공 못 타겠다”
문제는 이번 사고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과 5개월 전인 2024년 12월, 제주항공 2216편은 무안국제공항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17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를 겪었다. 이 사고는 제주항공 19년 역사상 최악의 인명피해로, 국내 항공사고 사상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기록했다. 사고 원인도 랜딩기어 결함 등 기체 문제로 지목됐다.
참사 직후에도 같은 기종에서 랜딩기어 이상이 감지돼 회항하는 등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2006년, 2007년에도 제주항공은 테일 스트라이크(동체 꼬리 활주로 접촉), 활주로 이탈 등으로 사고 이력이 있다. 최근 몇 년간은 준사고(버드 스트라이크, 활주로 미끄러짐, 산소마스크 오작동)도 꾸준히 보고됐다.
이런 사고가 반복되자 이용객들은 탑승때 마다 “기종이 뭐냐고 묻고, 제주항공은 못 타겠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실제로 일부 승객은 사고 이후 항공사 변경이나 아예 항공기 이용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고객 불신, 피로감 ‘임계점’…제주항공 신뢰 회복 가능할까
제주항공은 “정비와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하루 만에 같은 기종에서 반복된 랜딩기어 문제, 대형 참사 이후 또다시 발생한 활주로 이탈 사고에 고객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LCC) 특성상 기재 노후화, 정비 인력 부족, 비용 절감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제주항공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근본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와 투명한 정보공개, 고객 소통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고객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의 기본 가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와 소비자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