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의 투자 행보가 전 세계 기후테크(Climate Tech)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 강화와 함께, 2025년 한 해만 2.2조달러의 청정에너지 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BEV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스타트업에만 35억달러 이상을 집행하며, 110여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국내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자 트렌드를 참고해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글로벌 기후테크 시장은 2025년 들어 벤처캐피털 주요 투자분야로 급성장하며, 글로벌 전체 벤처자금의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시장 자체가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경협 보고서, Breakthrough Energy 공식 보고서, Silicon Valley Bank, Fairtrade International, CNBC, Boston Brand Media, Ukrainian Energy, Future Travel Experience, MBIE New Zealand, Greenly 등의 공식 발표 자료와 보도를 바탕으로 빌 게이츠가 Pick한 투자기업과 분야를 알아봤다.
1. 하이브리드 항공기…에너지·탄소 절감의 날개
BEV가 투자한 '하트 에어로스페이스' 등 하이브리드 항공기 개발사들은 친환경 운송의 미래를 새로 쓰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 항공기는 최대 25명 탑승 기준, 전기만으로 200km, 하이브리드 모드로 800km까지 비행 가능하다. 이착륙에 필요한 활주로가 1100m에 불과하고, 30분의 짧은 배터리 충전 시간, 저소음 등 도심 공항 활용성도 크다.
기존 엔진 대비 연료 소비량을 40%까지 줄이는 신기술은, 전체 운항 임무 기준으로 HC·CO·NOx 등 대기오염물질과 CO₂도 크게 감축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특히 택싱·하강 단계에서 완전 전기 구동으로 배출이 ‘제로’에 가까운 점이 주요 강점.
2. 세포배양 면화…섬유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BEV 포트폴리오의 바이오섬유 스타트업인 '갈리'는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공장 내 무토지 재배) 기술로 면화를 생산한다. 고전적 면화 생산이 초래하는 물·토지 자원 고갈, 지나친 농약 사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면화 대비 물 사용량 99%↓, 토지 사용 97%↓, 탄소배출 77%↓ 등 극적인 성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성은 인도 등 주산지의 ‘공정무역 유기농 면화’ 연구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된다. 실제 인도의 유기농 공정무역 면화는 관행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45%(862kg CO₂e/ha vs 1,563kg CO₂e/ha)까지 감소했다. 해당기술은 일본 대형 의료기업과 5000만달러 장기공급 계약 체결에도 성공했다.
3. 무탄소 제철·저탄소 시멘트…기후대응의 핵심소재 혁명
‘보스턴메탈’은 전기환원방식의 무탄소 철강제조, ‘브림스톤’ 및 ‘에코셈’은 대체재 기반 저탄소 시멘트 등 범산업 분야로 기술 혁신이 확산 중이다. BEV는 탄소배출이 집중되는 시멘트·철강 등 제조산업의 ‘그린 프리미엄(친환경 제품의 추가 비용)’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 자본과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
4. 글로벌 투자 트렌드와 정책적 함의
2025년 글로벌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는 국가별 탄소감축 목표, 민간-공공펀드의 활성화, 벤처자본의 유입 확대로 사상 최고조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EU·중국 등 주요국 정부는 탄소세, 녹색구매 의무화, 혁신기술에 대한 직접 지원과 같은 ‘시장보장형 정책’으로 기후 혁신기업 성장에 마중물을 붓고 있다.
실제 BEV는 스타트업 투자 외에도 ‘에어로실(건물 공기유출 방지)’, ‘에더플럭스(우주태양광)’, ‘퍼보에너지(지열발전)’ 등 주요 부문에 150개 이상의 기업을 지원 중이며, 열전지(안토라 에너지), 바이오연료, 고효율 배터리 등 ‘탄소배출 51억톤→제로’라는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영역에 과감히 베팅하고 있다.
이화여대 민배현 교수는 “기후테크는 산업구조 혁신, 지속가능 성장,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의 3박자를 실현할 전략 분야”라며 “국내도 투자 효과를 과감히 정량화·공론화해 민간과 공공이 시장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