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국방부가 수십 년간 '외계인 우주선 발견'과 관련된 허위 정보를 조직적으로 유포해온 사실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주요 언론의 탐사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 같은 허위정보는 실제로는 극비 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은폐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계인 기술 역설계' 신화, 알고 보니 美 국방부가 조장
WSJ는 6월 7일(현지시간) “펜타곤이 미국의 UFO 신화를 부추기고, 이후 이를 은폐했다(The Pentagon Disinformation That Fueled America’s UFO Mythology)”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미 국방부가 194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외계인 우주선'과 관련된 루머를 고의로 확산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는 실제로는 미군의 첨단 무기 개발 프로젝트(양키 블루)를 비밀리에 진행하면서, 이를 외계인 기술과 연관된 것으로 위장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극비 프로젝트에 새로 투입되는 공군 지휘관들에게 '외계 우주선' 사진과 함께 "미국 정부가 외계 반중력 우주선을 발견해 역설계에 나섰다"는 허위 브리핑을 실시하고,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하게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누설 시 감옥 또는 처형될 수 있다"는 위협까지 동반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식 보고서는 '외계 기술 증거 없다' 결론
이 같은 허위정보 유포는 미 국방부 산하 '전영역 이상현상 조사 사무소(AARO)'의 조사에서 밝혀졌다. AARO는 2022년 설립된 공식 조직으로, 미확인비행물체(UFO)와 미확인 이상현상(UAP)에 대한 실체를 조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AARO가 2024년 3월 공개한 공식 보고서에는 "미국 정부와 민간기업이 외계 기술에 접근하거나 이를 역설계했다는 검증 가능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목격 사례는 오인 또는 데이터 부족에 의한 것으로, 외계 기술과 관련된 사례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일부 설명이 어려운 사례가 남아 있지만, 이 역시 외계 기술과 직접 연관된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왜 '허위 브리핑'이 수십년간 이어졌나
WSJ는 이번 탐사보도에서, 해당 허위 브리핑이 왜 수십 년간 이어졌는지에 대해 "극비 무기 개발 프로젝트의 실체를 숨기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으로 분석했다. AARO 조사관들은 이 브리핑이 2023년 봄까지도 계속됐으며, 국방부 수뇌부 지시에 따라 최근에서야 중단됐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WSJ의 질의에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 공식 보고서에 포함하지 못했으며, 올해 안에 추가 보고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