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오는 10월 1일부터 국내외 모든 노선에서 기내 보조 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에 보조 배터리의 기내 선반 보관과 전원 충전 제한과 달리,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국내 항공사 최초의 사례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번 규제 도입을 통해 기내 안전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자 하며, 올해 말까지 3개월간 시범 운영 후 상황에 따라 정식 규정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승객들은 보조 배터리를 몸에 지니거나 좌석 앞주머니에 보관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이착륙을 포함한 전 운항 구간에서 배터리를 이용한 충전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이를 위해 공항 카운터, 탑승 게이트, 기내 방송 등을 통해 반복 안내가 이루어지며, 승무원은 기내 순회 중 사용을 발견할 시 즉각 지양 요청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도 기내 보조 배터리 사용 금지 조치가 확산되고 있으며, 배터리 화재 사고의 대부분은 충전 과정에서 발생한다"라며 "안전 운항을 위해 선제적으로 자체 규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근 5년간(2020~2024년 8월) 기내 보조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고는 13건에 달하며, 대부분 연기 및 그을음 정도로 진압되었지만, 기내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통계도 2020년 39건이었던 리튬 배터리 관련 사고가 2024년 78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추세를 보여, 국제적으로도 강화된 안전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 주요 항공사들도 보조 배터리 반입 시 용량 기준, 절연 조치 등 세부 규정을 엄격히 적용 중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지침에 따르면, 100Wh 이하 보조 배터리는 기내 반입 가능하지만, 100~160Wh는 항공사 사전 승인 필요, 160Wh 초과는 기내 및 수하물 반입 모두 금지된다. 또한, 배터리 단자 보호·절연 포장이 필수이며, 위탁수하물 반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스타항공 조치는 기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쾌적하고 안전한 비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보조 배터리 사용 제한이 승객들의 불편을 동반하겠지만,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고객들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