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2025년 3분기 항공사 실적이 ‘중국 특수’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회복에 힘입어 여객수와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반면, 지방 기점 노선 중심의 에어부산은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한 6조3,506억원, 영업이익은 6,160억원으로 7.5% 감소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화손실과 국제선 운임 하락 탓이다. iM증권은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을 4,687억원으로 추정하며, 환율 10원 상승 때마다 약 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대형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은 급격한 회복세를 보였다. 인천공항의 3분기 여객 수송 실적에서 중국 노선 여객은 17% 증가했으며, 대한항공은 같은 기간 약 7%의 여객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9월에는 부산~베이징 노선 운항을 전년 대비 2배로 확대해 승객 수가 136%(1만4809명)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분기 총 여객 57만명 증가라는 성과를 올렸다.
반면 에어부산은 중국 노선 경쟁에서 밀리며 승객이 64만명 급감했다. 부산 등 지방공항 중심 노선 구조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회복 효과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동남아 노선 수요는 둔화되어 매출 방어에도 실패했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감소한 150억원 수준으로, 제주항공(-63.9%), 진에어(-40.3%) 등 다른 LCC보다 타격이 컸다.
하나증권은 “중국, 장거리, 프리미엄의 세 축을 가진 FSC(대한항공·아시아나)가 당분간 시장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LCC는 노선 구조 개편과 환율 안정 없이는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전체 항공 여객은 22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하지만 이 증가분이 사실상 대형항공사 중심이라는 점에서 항공업계의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결국 ‘중국발 순풍’이 대형 항공사 매출을 끌어올린 반면, 지방 기점 LCC의 비상은 좀처럼 쉽지 않은 국면이다. 4분기에는 중국 무비자 입국 확대와 황금연휴 효과가 이어지며 대형 항공사 쏠림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