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모스크바~평양 직항 여객기가 2025년 7월 27일(현지시간) 440석 규모의 보잉 777-200ER 기종으로 약 30년 만에 재개 운항에 성공했다.
AFP통신, 타스통신, NK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출발해 8시간여 만에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첫 비행에는 400여명의 승객이 탑승했으며, 이 노선의 왕복 티켓은 78만원(약 4만4600~4만4700루블)대에 전석 매진됐다. 귀국 편은 7월 29일로 예정돼 있다.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실천적 확대
이번 직항 노선 재개는 1948년 수립 이후 77년 만에 다시 설치된 광범위한 항공 연결성의 결과물로, 양국이 2024년 6월 체결한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따른 우호 협력 강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위원장은 환영 인사에서 “양국 간 모든 분야의 물류 협력과 우정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두만강 교량 개통(2025년 4월)과 5년 만에 재개된 한반도 북부 철도 연결,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평양 직항 노선(주 3회), 이와 같은 교통·물류 인프라 강화는 양국의 전략적 동맹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성과라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운항 현황 및 노선 특성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연결하는 직항 여객편은 노드윈드항공 소속 보잉 777-200ER 기종으로 운항됐다. 약 440석을 갖추고 있으며, 첫 출발편과 귀국편 모두 티켓이 전석 매진되었다. 비행 시간은 약 8시간이 소요되며 현재는 월 1회 운항 계획이다.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주 2회 운항을 승인했으나, 안정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 당분간 한 달에 한 번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이 노선은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평양 순안 국제공항까지 이어지며, 양국 간 교통과 물류 협력 강화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운항 횟수는 수요에 따라 주 2회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러시아 교통부는 이 노선을 “안정적 수요 창출을 위한 시작”으로 보고 있다.
과거 러시아 아에로플로트와 북한 고려항공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모스크바~평양 노선을 운항한 바 있으나, 이 노선 폐지 후 30년에 가까운 공백이 이어졌다. 이번 재개는 양국 교류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배경: 정치·경제·군사적 긴밀 협력 심화
지난해 6월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만나 체결한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체결 이후, 양국의 관계는 군사 동맹 강화, 경제 협력 확대, 인프라 연결 추진 등 다방면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북한측은 러시아에 군사인력을 파병하는 등 협력을 심화했으며, 해상·육상·항공 교통 노선 복원과 연계 공급망 안정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2023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모스크바~평양, 하바롭스크~평양 직통 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시에 러시아 측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장(2025년 7월) 및 북한 원산 직항 노선 개설 검토 등 대북 교류를 점차 확장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의미
월 1회로 제한된 초기 운항은 안정적 수요 확보 및 운항 여건 점검 차원으로 풀이된다. 향후 주 2회 이상 운항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통·물류 네트워크 강화는 양국의 경제적 결속뿐 아니라, 지정학적 균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은 외교·안보 측면에서 강도 높은 시그널이며, 국제사회 내 다양한 제재 및 외교적 대응에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국제정세 전문가는 “모스크바~평양 직항 재개는 단순한 항공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북러 전략적 동반자관계가 실질적 협력 단계로 진입한 증표이며, 동북아 정세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