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UNGA) 고위급 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남 후 기자들의 질문에 “러시아 항공기가 나토(NATO)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면 해당 회원국은 이를 격추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밝혔다.
뉴욕타임스, CNN, ABC, 유로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렇다”고 단호히 답했으나, 미국이 실제로 나토 회원국의 격추 행동을 지원할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조건부 입장을 보였으며, 나토에 대해 매우 강력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러시아 전투기와 드론의 나토 가입국 영공 침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에스토니아는 2025년 9월 19일 미그-31 전투기 3대가 무단 침공했다고 발표했고, 폴란드에서도 최소 19대의 러시아 드론이 감지됐다. 루마니아와 인근 북유럽 공항 인근에서도 드론 출몰 신고가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이다.
나토 사무총장 마크 루테는 영공 침범 상황에 따른 격추 사안에 대해 실시간 위협 평가와 정보 분석을 기반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트럼프는 보다 단호한 군사 대응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기존 2%에서 최대 5%까지 증액하기로 한 점을 “위대한 결속”이라 평가하며,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 중단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 경제가 “끔찍한 상태로 무너지고 있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3년 반 넘게 지속되면서 러시아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신뢰 여부 질문에는 “한 달쯤 후에 알려주겠다”고 말을 아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및 안전보장, 유럽 일부 국가들의 러시아산 에너지 중단 방안 등을 중점 논의했으며, 젤렌스키는 “더 강력한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잇따르는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영공 침범 사태와 유럽 내 안보 긴장 심화 속에 나온 것으로, 미 행정부와 나토 내 일부 온도차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이 부각되고 있다. 폴란드 외교장관 라덱 시코르스키는 트럼프 발언에 즉각 “로저 댓(Roger that)”이라고 받아치며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나토 사무총장은 군사적 대응을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보다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