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2025년 7월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캄차카 반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력한 지진이 러시아의 국가 핵심 전략자산인 리바치(Rybachiy) 핵잠수함 기지에 부분적인 피해를 입힌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 결과 확인됐다.
The Telegraph, Radio Free Europe, United24 Media의 보도에 따르면, 지진의 epicenter(진앙)으로부터 약 75~120km 떨어진 이 기지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핵잠수함 운용의 중추적 거점으로, 보레이(Borei)급 전략탄도미사일잠수함과 야센-M(Yasen-M) 공격원잠이 배치돼 있다. 이들 잠수함은 수백 기의 핵탄두를 탑재해 러시아의 전략 억제력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영상에 따르면, 리바치 기지 내 부유식 부두 일부 구간이 강진 이후 발생한 쓰나미의 영향으로 계류지에서 분리됐다. 현장에 당시 정박해 있던 것은 잠수함이 아닌 수상함이었으며, 부두 구조물 이외에 추가 대규모 피해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영국 왕립군사연구소(RUSI)의 시드하르트 카우샬 박사는 “부두 파손은 해상 충격에 의한 것으로, 기지의 핵 잠수함 운용 능력에는 단기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갈등정보팀(Conflict Intelligence Team)도 이번 지진 피해가 작전 준비 태세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수리 비용도 경미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1952년 이후 캄차카 지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기록되며, 진앙은 해저 20km 깊이의 얕은 곳에 위치했다. 태평양 전역에 걸쳐 일본, 칠레 등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캄차카 반도 인근에서는 최대 4미터 높이의 쓰나미 해일도 확인됐다. 국내 민간 인프라 피해도 보고돼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시의 유치원 벽 붕괴와 같은 구조적 손상 사례가 나타났다.
한편, 리바치 기지는 태평양의 아바차 만 내 현 위치의 지형 특성 덕분에 쓰나미 직격 피해를 어느 정도 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퇴역 러시아 해군 장교는 “기지가 적의 핵 공격을 감안해 설계된 만큼 지진과 해일 대비책도 상대적으로 견고하다”고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진 이후 해당 지역에서 방사능 수치 변동 보고를 받지 못했음을 확인했다.
결국 이번 자연재해는 러시아의 전략핵 억제력 운용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핵잠수함 기지가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의 자연재해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사건이다. 향후 기지 복구 작업과 추가 모니터링을 통해 장기적 안보 영향 평가가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