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러시아가 오는 8월 20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Bion-M No. 2 바이오위성을 발사한다. 이번 임무에는 생쥐 75마리와 초파리 1500마리, 그리고 식물, 미생물, 개미 등 다양한 생명체가 동승하며, ‘하이테크 노아의 방주’라 불릴 만큼 다양하고 방대한 생물 샘플이 실린다.
NASA NTRS, Roscosmos 공식 채널을 비롯해 Space.com, Business Today, Daily Galaxy, TAS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생명체들은 30일간 우주 궤도에 머물며 미세중력과 지상대비 10배 높게 설정된 우주 방사선 환경에 노출된다. 귀환 후에는 모든 표본에 대한 해부와 세포·유전자 단위 분석이 진행된다.
Soyuz-2.1b 로켓은 연구자들이 "노아의 방주"라고 명명한 생물학적 표본들을 추진할 것이며, 모든 표본들은 미세중력과 높은 수준의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어 10년 이상 만에 러시아의 가장 야심찬 바이오 우주 실험이 될 것이다.
러시아는 Bion-M No. 2 미션의 궤도를 북극-남극을 잇는 약 97도 경사의 ‘극궤도’로 설정했다. 이는 기존 Bion-M No. 1(2013년) 대비 방사선 노출량을 한 단계(10배) 높이는 실험 환경으로, 화성·달 유인 탐사 환경을 최대한 모사하기 위함이다.
일부 생쥐 몸에는 실시간 영상 전송용 카메라 및 생체센서, 위치추적 칩까지 이식해, 체내·체외 변화, 장기 손상, 스트레스·호르몬 반응을 실시간 추적한다. 초파리는 유전체 해독과 방사선 민감도를 활용해 단기 스트레스 반응 및 세대 간 유전적 변이를 관찰한다.
미션의 또 다른 차별점은 ‘달 건설 연구’를 위한 실험 부하물이다. 비온-M 2호에는 달 암석·먼지와 유사한 16개의 달 모사 샘플이 탑재된다. 이 물질들은 극한 우주 환경에 노출된 뒤 귀환하여, 표면 물질 변화 등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달 기지 건설소재 연구에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임무는 러시아 국영 우주기업 로스코스모스와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생의학문제연구소(IMBP), 게오케미스트리 및 분석화학 베르나드스키 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생명체 표본은 총 3개군—지상 보관군, 지상 모의군, 우주 비행군—으로 분류되어, 대조군 비교와 다양·정밀 실험이 설계됐다. 연구진들은 쥐·초파리 등 포유류/절지동물의 방사선 내성 정도, 미세중력 유발 생리·신경·유전체 이상, 우주 적응→지상복귀 적응의 전 주기 생물지표 변화를 다각도로 추적한다.
이는 우주 의학이 당면한 “인류가 우주에서 얼마나 오래, 또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중대한 통찰을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임무 종료 후 미국 NASA와 공동대응 연구자 등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가 포스트-비행 표본을 활용, 뼈·근육·심혈관·신경계·생식기능·대사 변화까지 근거 수준 높은 비교·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Bion 프로젝트는 1973년 시작해 2013년 Bion-M 1호, 그리고 2025년 2호로 이어지는 러시아 우주생물학의 상징적 성과물이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생명우주과학의 저력을 보여주는 실험으로, 국제 공간에서의 인류 생존전략 및 월면기지 건설 가이드라인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러시아 생의학문제연구소(IMBP) 선임 연구원은 "생명이 극한 조건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다시 적응하는가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인류의 심우주 도전의 초석이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