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LG그룹이 우주산업 진출을 공식 검토하며, 2032년 달 착륙이라는 중장기 목표와 함께 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한화,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 이어 LG까지 우주 인프라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향후 국내 우주항공산업 판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LG, 우주항공청과 간담회…민간 주도 우주산업 협력 강화
6월 2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우주항공청-LG 간담회’에는 윤영빈 우주항공청장과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 등 정부 측과, 정수헌 LG기술협의회 의장, 노승원 LG이노텍 CTO,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 등 LG 주요 계열사 기술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정부와 대기업 간 유기적 협력 구조를 모색하고, 민간 중심 우주항공산업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LG는 이날 자체 우주기술 역량과 우주 스타트업 육성 현황을 공유했다. 특히 국내 유일 달 탐사 로봇 스타트업인 ‘무인탐사연구소’와 협력해 달 탐사 로버 주행 테스트에 성공한 사례와, 2032년 달 착륙선에 무인 로봇을 탑재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공개했다.
기술력 기반의 실질적 진출…배터리·로봇·광학 등 계열사 역량 총집결
LG는 이미 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일부 확보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은 2016년 미국 NASA의 우주 탐사용 우주복에 리튬이온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돼, 산소 공급 장치, 통신 장비, 방사능 측정기 등 우주비행사 생명 유지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을 제공한 바 있다. 이 배터리는 NASA의 엄격한 테스트를 최고 성적으로 통과해 세계적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LG이노텍이 개발 중인 탐사용 카메라, 특수 합금 바퀴, 방사능 차폐 구조 등 달 탐사 로버에 적용된 첨단 부품도 소개됐다. LG는 배터리, 통신, 광학모듈, 정밀소재 등 계열사의 기술력을 총결집해 우주산업 진출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LG 슈퍼스타트’로 우주·로봇틱스 미래기술 육성
LG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LG 슈퍼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 로봇틱스, 퀀텀컴퓨팅 등 첨단 분야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육성하고 있다. 우주 부문에서는 우주 인프라, 위성, 탐사, 통신, 부품·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으며,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LG 계열사와의 협업 및 투자 유치 기회, 맞춤형 육성지원, 무상 보육공간 제공 등 실질적 지원을 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외 파급효과
글로벌 우주 인프라 시장은 2032년까지 약 412조원(304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응해, 한화,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도 우주산업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 역시 2045년까지 세계 5대 우주강국 도약,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 달성 등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고 민간 중심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다양한 기업이 우주 분야에 뛰어들어 민간이 뉴스페이스 핵심 주체로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과 민간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LG의 우주산업 진출, 향후 전망과 과제
LG는 현재 우주산업 진출의 ‘검토 단계’임을 공식화했으나, 이미 스타트업 협력, NASA 공급 경험 등 실질적 역량을 쌓아왔다. 향후 누리호 4·5차 발사 등 국가 우주 프로젝트 참여, 달 탐사 로버 개발, 위성·부품·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우주산업 진출 선언은 단순한 ‘가능성 검토’ 단계를 넘어, 실제 기술력과 스타트업 협업 경험, 글로벌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 행보로 평가된다.
2032년 달 착륙이라는 구체적 목표와 함께, LG가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국내외 우주산업의 새 판을 어떤 그림으로 추진해 나갈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