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과 테크 산업 관계자들이 틱톡 미국 사업부의 140억 달러 매각 가격을 두고 맹렬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투자자들에게 매각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직후,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액이 심각하게 저평가됐으며, 일부는 “대낮의 강도질”이라는 직설적 표현까지 등장시켰다.
Bloomberg, Fortune, Yahoo Finance, Rolling Stone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오라클, 실버 레이크 매니지먼트, 아부다비의 MGX가 틱톡 미국 사업부의 45% 지분 인수를 준비하고 있으며, 바이트댄스는 국가 안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20% 미만의 지분만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제안된 밸류에이션을 발표했다.
이 거래는 120일 이내에 마무리되어야 하며, 이는 바이트댄스가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2024년 법에 따른 강제 매각을 의미한다.
업계 “틱톡 실제 가치의 1/3도 안 돼”
스위스계 자산운용사 Union Bancaire Privée의 아시아 테크놀로지 담당 수석 주식 자문위원 Vey-Sern Ling은 “제안된 가치는 대낮의 강도 같다”며 지나치게 낮은 평가액을 지적했다. 벤처캐피털 Alpha Binwani Capital의 창립자 Ashwin Binwani 역시 “이번 인수는 10년간 가장 저평가된 기술 M&A”라며 틱톡의 실제 가치의 1/3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틱톡 미국 사업부, 매출 대비 ‘저평가’
전문가들은 틱톡 미국 사업부의 140억 달러 평가액이 주가매출비율(P/S)을 약 1.4배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엑손모빌이나 제너럴밀스처럼 성장세가 정체된 대형 기업과 유사한 수준으로, 급성장하는 외국계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크게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교적으로, 메타(전 페이스북)는 10.8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8배로 거래되고 있어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이전 추정치와 격차… “최소 3~7배 더 높아야”
블룸버그와 야후파이낸스 등 주요 해외 전문 매체들은 틱톡 미국 사업부의 과거 기업·재무 평가치가 300~400억 달러, 일부 분석가는 최대 1000억 달러까지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웨드부시 증권사의 Dan Ives에 따르면,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 보유 시 추정가치는 100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틱톡 미국 사업부는 1억 7천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 연매출 100억 달러 이상이라는 실적을 내고 있어, 미국 내 사업이 글로벌 틱톡 전체 중 수익성 측면에서도 핵심으로 부상했다.
“강제매각… 미국·중국간 기술 영유권 갈등 심화”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이 자유로운 시장거래가 아닌 정치적 강제매각 성격이 짙다는 점을 지적했다.
Zero2Launch 벤처파트너 Alvin Foo는 “ByteDance에게 사실상 팔지 않으면 사업을 접으라는 압박을 가하는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법률·행정 명령에 따라 바이트댄스가 120일 이내에 미국 사업부 지분 대거 매각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오라클, 실버레이크, 아부다비 MGX 등 전통 소셜미디어 기업이 아닌 사업자가 주도하는 점도 향후 틱톡의 전략·알고리즘 통제권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경제·테크 업계 “정상가치 회복 없인 시장타격 불가피”
틱톡 미국 법인의 저평가 논란과 강제매각 이슈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글로벌 플랫폼 산업의 시장가치 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다수의 빅테크 전문가들은 “강압적 매각으로는 기업의 정상가치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향후 추가 논란과 재평가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