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6월 26일(현지시각) 낮 12시 25분, 미국 조지아주 상공에서 거대한 불덩이가 하늘을 가르며 폭발했다.
NASA는 이 현상이 직경 약 1미터(3피트), 무게 1톤이 넘는 소행성 조각(asteroidal fragment)이 시속 4만8000km(3만 마일)로 대기권에 진입해, 웨스트포레스트 상공 43km(27마일)에서 해체되며 TNT 20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는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등 남동부 전역에서 ‘지진’으로 오인될 정도의 굉음과 진동을 일으켰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해당 시간대에 지진은 없었다고 밝혀, 이 진동이 대기 중 초음속 충격파(sonic boom)임을 확인했다.
“집 천장 뚫고 바닥까지” 직접 피해…헨리 카운티 주택서 ‘우주 암석’ 발견
특히 애틀랜타 남쪽 헨리 카운티 맥도너(McDonough) 지역의 한 주택에서는, 천장을 뚫고 바닥까지 파손을 일으킨 암석 파편이 발견됐다.
헨리 카운티 긴급관리국(EMA)은 “지붕과 천장을 관통해 바닥까지 깨진 파편이 집안에 흩어져 있었다”며 “주민 안전에는 이상이 없으나, 이 물체가 메테오(운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장 사진을 보면, 지붕과 천장에 구멍이 뚫렸고, 바닥에는 암석과 파편이 산재해 있다. 미국기상청(NWS)과 NASA는 “위성·레이더·현장조사 결과, 이 피해는 메테오 충돌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낮에 보인 불덩이”…목격·영상 160건 이상, 위성·레이더·카메라 총동원
이번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160건 이상의 목격 신고가 접수될 만큼 이례적이었다. 낮 12시경, 조지아주 옥스퍼드 상공 77km(48마일)에서 최초 포착된 이 불덩이는 남서쪽으로 이동하며 수초 만에 폭발했다.
NOAA(미국 해양대기청,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의 GOES 위성의 번개 감지기(Geostationary Lightning Mapper)와 도플러 레이더는 뚜렷한 연기 흔적과 파편 낙하를 포착했다.
주민들은 “한낮에 갑자기 하얀 불덩이가 떨어지더니, 곧이어 폭음이 터졌다”고 증언했다. 차량 블랙박스, 초인종 카메라, 휴대폰 영상 등 다양한 영상이 SNS와 언론에 공개되며 현장의 생생함을 더했다.
“낮에 보인 대형 불볼트,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과학적 분석 착수
미국천문학회(AMS)와 NASA는 이번 현상을 ‘볼라이드(bolide)’로 분류했다. 볼라이드는 대기권 진입 시 폭발하며 극도로 밝은 빛을 내는 대형 유성이다.
AMS의 로버트 런스포드는 “전 세계적으로 한 달에 한 번꼴로 낮에 관측되는 불볼트가 보고되지만, 전체 불볼트 중 낮에 관측되는 경우는 700분의 1에 불과하다”며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NASA와 전문가들은 이번 메테오가 6월 하순~7월 초에 활동하는 ‘베타 타우리드(Beta Taurids)’ 유성우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베타 타우리드는 주로 낮에 발생해 레이더로만 탐지되는 ‘데이타임 쇼워’로, 6월 28~29일에 극대기를 맞는다.

“역사상 극히 드문 주택 직접 충돌”…美 운석 피해 사례와 비교
미국에서 운석이 주택 등 건축물에 직접 충돌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1992년 뉴욕 피크스킬(Peekskill)에서는 자동차를, 2010년 버지니아 로턴(Lorton)에서는 병원 건물을, 2023년 뉴저지 호프웰(Hopewell)에서는 주택을 관통한 사례가 있다.
이번 조지아 헨리 카운티 사건은 그만큼 희귀하며, 과학적·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과학·사회적 함의”…지구방위·재난대응·대중 인식 변화
이번 사건은 지구가 우주 환경에 얼마나 취약한지, 대기권 충돌체(near-Earth object)에 대한 감시와 대응이 왜 중요한지 각인시켰다.
NASA와 미국기상청, 천문학회 등은 “운석 충돌은 드물지만,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질 경우 사회적·경제적 파장이 크다”며 “지속적인 우주 감시와 시민 참여형 관측, 재난 대응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지아에서 벌어진 대낮의 메테오 충돌은, 과학적으로는 ‘볼라이드’의 극적인 사례이자, 사회적으로는 ‘우주재난’의 현실성을 보여준 사건이다. 천문학적 희귀성과 함께, 위성·레이더·현장조사 등 다각도의 데이터와 시민 참여가 결합된 현대적 ‘과학 저널리즘’의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