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과학계에서는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고도화된 외계 문명의 탐지를 극도로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ScienceAlert, Astrobiology.com, MoneyControl, UniverseToday에 따르면, 맨체스터 대학교 조드렐 뱅크 천체물리학 센터의 마이클 가렛 박사는 2025년 9월 발표 논문에서 AI 주도의 기술 가속화는 문명이 탐지 가능한 기술적 신호를 방출하는 시기를 수십년 내로 극단적으로 축소시키는 '탐지 창(detection window)' 현상을 초래한다.
이 연구는 1970년대 칼 세이건이 제안한 '통신 지평선(communication horizon)' 개념을 현대 AI 발전 속도를 반영하여 재검토했다. 세이건 당시에는 문명이 약 1000년 동안 탐지 가능한 단계에 머물 것이라 추산했으나, 가렛 박사는 AI 기술이 몇 년 단위로 성능을 두 배로 향상시키는 현재 추세에 비추어 탐지 단계가 불과 수십 년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문명의 기술 진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면서 인간의 탐지 능력과 포착 가능한 신호 발신 기간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외계 문명들은 초기 인류와 비슷한 전통적인 라디오 신호에서 출발했으나, AI 특유의 빠른 진화 속도로 곧 중성자 빔, 양자 네트워크, 혹은 현재 인류 기술로는 감지 불가능한 고급 통신 수단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인류도 점차 전방향 라디오 방송에서 벗어나 디지털 통신 중심의 은밀한 신호 체계로 이동 중이며, 이에 따라 지구 자체의 라디오 신호가 외부에서 감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 연구는 또한 고전적 페르미 패러독스(Fermi Paradox) 해법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단순히 외계 문명이 드물거나 자멸하는 것이 아니라, AI로 촉진된 급속 진화로 우리 탐지 시기를 '우주의 눈깜짝할 사이(cosmic blink)' 정도로 지나쳐버려 은하계 내에 장수하는 고도 문명들이 존재하지만 인간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현 SETI(외계지적생명체탐사) 탐사 방법론을 넘어, 폐열 방출, 중력파, 그리고 다중 파장 및 다중 매신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 중립적이며 AI 기반의 이상 신호 탐지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마이클 가렛 박사는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다차원 데이터 셋에서의 비정상 징후를 발견하려면 본질적으로 AI가 필요하다"며, "이는 단순한 수신을 넘어 인공지능이 탐사의 미래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AI 가속화 시대에서 외계 문명 탐지는 전통적 신호 감지 방법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초월적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탐지 기술이 따라잡기 힘든 도전을 받고 있다. 이는 우주의 광대한 영역에 지능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 실체 확인이 왜 매우 어려운가에 대한 중요한 과학적 실마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