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정부가 올해 말 퇴역하는 우리 해군의 첫 잠수함 장보고함(1200톤급)을 전략적으로 폴란드에 무상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이 조치는 폴란드가 추진 중인 최대 8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돼 1991년 진수, 1992년 우리 해군에 인수된 뒤 1994년부터 34년간 함정 임무를 수행했다. 마지막 항해는 지난 19일 마쳤으며, 34년간 지구 둘레 15바퀴가 넘는 약 63만3000km를 안전하게 항해했다. 폴란드는 현재 노후한 3200톤급 킬로급 잠수함 1척만 보유하고 있어, 장보고함 양도를 통해 전력 공백을 보완하고 잠수함 승조원 교육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오르카 프로젝트를 통해 3000톤급 신형 잠수함 3척 도입을 추진 중이며, 잠수함 건조 사업 규모만 약 3조4천억 원에 달한다. 유지·보수·운영(MRO) 등 후속 사업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 규모는 최대 8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사업에는 한화오션을 비롯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스웨덴 사브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신형 KSS-III Batch-2(장보고-3 배치-2) 잠수함과 함께 3000개 이상의 기술 이전, 1억 달러 규모의 현지 산업 발전 기금 설립 등 강력한 제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장보고함 무상 양도를 공식 승인했으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지난달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를 방문해 무상 양도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폴란드는 오는 28일 해군의 날을 맞아 신형 잠수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무상 양도는 우리나라가 폴란드와 이미 긴밀히 협력 중인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한국산 무기체계 수출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의미도 지닌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보고함은 퇴역 이후 방산 수출 및 협력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이번 무상 양도는 국내 방산기업의 해외 수주 지원과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화오션은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와 더불어 캐나다 잠수함 사업 ‘CPSP’에서도 HD현대중공업과 ‘원팀’으로 강력한 수주 경쟁을 펼치는 등 한국 방산기업의 글로벌 잠수함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