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잠 못 이루는 아시아’, 일본과 한국이 OECD 통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수면 시간이 적은 국가로 재확인됐다.
OECD(2023년 기준) 33개 회원국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을 발표한 결과, 일본은 7시간22분(442분)으로 33위로 꼴찌를 기록했다. 32위인 한국도 7시간51분(471분)에 그쳤다.(OECD Health at a Glance(2023), Sleep Market in Korea 보고서(2024), DW, SCMP, 아사히신문 자료 취합)
이는 1위를 차지한 남아프리카공화국(9시간13분, 553분)과 비교하면 일본은 무려 1시간50분, 한국도 1시간22분이나 덜 자는 셈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2위~5위는 중국·미국·에스토니아·인도로 조사됐다.

유럽·남아프리카 등 ‘잠이 많은 나라’들은 정부·기업 모두 수면의 질을 중시, 공공매뉴얼·복지정책과 기업의 워라밸 시장이 융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아시아권 특히 일본·한국의 경우, 장시간 노동·학업, 사회적 압력·문화가 ‘잠을 단축’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WHO와 OECD, 각국 수면학회들은 “7시간 이상 숙면은 기본 건강권”임을 분명히 하며, ‘수면 격차’ 해소와 공공의료 정책 전면 도입을 지속 촉구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의 순위를 알아보면, 9위 스페인, 11위 이탈리아, 18위 영국, 25위 멕시코, 31위 스웨덴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본은 40·50대의 90%가 “일상적으로 피곤하다”고 응답할 만큼, 사회 전반으로 피로 누적 현상이 심각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수면을 ‘공공보건’ 핵심 과제로 규정, 2023년 ‘건강증진 수면가이드’를 개정해 “평균 6시간 미만 수면 인구”가 40%에 달하는 현실을 ‘국가적 비상상황’으로 선포했다.
일본 정부는 2032년까지 “충분히 휴식했다고 느끼는 국민” 비율을 80%까지 높이기 위한 구체적 목표(2019년 78.3%→2032년 80%)를 제시했다. 아울러 6~9시간 수면을 취하는 인구 ‘60% 달성’도 병행 목표로 추진 중이다.
도쿄 등 대도시에는 ‘베드 카페’ ‘수면 카페’ 등 숙면 체험 공간, 캡슐침대 등 신사업들이 급성장중이다. 또 정부, 민간이 손잡고 ‘수면 시장’ 키우는 보건 전략까지 현실화됐다. 일본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중 평균 수면도 권장 기준보다 크게 낮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현재 일본 초등생은 7.9시간에서 고3이 되면 6.5시간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역시 대한수면연구학회가 “국민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58분으로, OECD 중 최하위 그룹(평균 7시간51분)보다 18% 부족하다”고 발표, 만성 수면부족을 국가 차원의 보건 위기로 공식화했다.
수면부족은 개인의 피로·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고혈압·심장질환·뇌혈관질환·우울증 등 중장기 신체 및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국제 수면생리학계는 생산성 저하, 교통·산업재해 증가, 삶의 만족도 하락 등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악순환을 경고한다.
한국은 이미 OECD ‘삶의 만족도’ 등 각종 웰빙 지표에서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기준 33위(38개국 중), 국민 평균 점수 6.4점은 OECD 평균(6.69점)보다 낮은 수준으로, 낮은 수면 시간이 구조적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