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2025년 상반기 서울 강남3구 부동산 시장에서는 ‘갈아타기족’이 폭증하며 집값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매매 거래를 한 매수자 10명 가운데 7명(71.24%)은 기존에 보유하던 부동산을 처분한 대금으로 새 집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25년 1월(64.41%) 대비 6.8%p나 오른 수치로, 5개월 새 ‘갈아타기’ 거래 건수도 621건에서 1,261건으로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취재됐다.
강남3구의 집값은 올해 6월 이후 무주택 실수요가 아닌 자산가들간의 ‘물량 바꿔먹기식 갈아타기’가 가격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차규근 의원실에 따르면, “강남 집값 상승은 실수요보다 자산가끼리 물량 교환 방식의 갈아타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인 주거 수요층의 가격 지불 여력과는 무관하게 수요층 내부 자산 이전이 가격을 자극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전체에서도 ‘갈아타기족’은 올해 상반기 평균 62.84%로, 1월 60.06%에서 6월 65.29%로 증가했다. 한강벨트(강동·마포·동작) 역시 1월 56.88%→6월 68.42%로 11.54%p 급증, 거래금액 대비 부동산 처분대금 비중이 26.21%→35.63%를 기록했다. 강북 등 외곽지역 역시 갈아타기 비율이 57.55%→64.99%로 늘었다.
규제와 공급부족, ‘똘똘한 한 채’ 집중
강남3구의 집값 상승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정부의 핀셋 규제, 신규 공급 부족, 내 집 마련 심리가 맞물려 폭등세로 이어졌다. 서울시는 올해 2월 일부 지역 토지허가제를 해제했다가, 급격한 신고가 거래와 가격 폭등에 따라 3월 전면 재지정했다. 이어서 강남3구 내 신축 아파트 공급량마저 대폭 축소되어 올해 분양예정물이 4,896가구로 지난해의 1만2,248가구 대비 60% 감소하며 희소성 프리미엄이 커졌다.
실제 올해 6월 기준 강남3구 아파트값은 서울 전체 주택 가격 대비 43%에 달해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구 8.63%, 서초구 7.83%, 송파구 9.39% 등 올해 누적 상승률이 서울 평균(3.5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자산가들 사이에선 “정부 규제·불확실성에 대한 학습 효과”로 장기 보유 혹은 가족 증여를 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장 파장은?
이러한 현상은 대출 규제와 신규 공급 부족이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연결되면서, 기존 보유 주택을 팔아 추가 자금을 확보한 1주택자들이 강남 진입을 위한 ‘포지션 체인지’에 나선 결과다. 실제 강남권 자금조달계획서상 거래금액 중 부동산 처분대금 비중은 3월 35.97%→4월 40.69%→6월 44.39%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올해 8월 기준 4.45%로, 작년 이맘때(2.06%) 대비 두 배를 넘어섰다. 업계 전문가들은 “실수요보다는 자산가 중심의 ‘자리 바꾸기’와 정책 불신에 따른 보유 전략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정책적 대응 ‘시급’
전문가와 정치권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제한에 이어 ‘똘똘한 한 채’ 쏠림, 자산가 중심의 거래 집중 현상을 완화할 추가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 역시 시장 과열 시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과 자금출처 조사 강화, 조합원 입주권 제한 등 규제 검토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