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4 (금)

  • 맑음동두천 14.3℃
  • 맑음강릉 15.2℃
  • 맑음서울 14.6℃
  • 맑음대전 15.7℃
  • 맑음대구 17.5℃
  • 맑음울산 17.6℃
  • 구름조금광주 15.8℃
  • 맑음부산 19.7℃
  • 맑음고창 14.4℃
  • 구름조금제주 18.2℃
  • 맑음강화 13.1℃
  • 맑음보은 14.4℃
  • 맑음금산 14.5℃
  • 맑음강진군 16.8℃
  • 맑음경주시 17.6℃
  • 맑음거제 15.5℃
기상청 제공

경제·부동산

[이슈&논란] 탁상행정의 표본 '미리내집’은 누구를 위한 정책?…현금부자·신혼부부만의 복지가 된 서울시 장기전세의 민낯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서울시가 저출산 극복의 일환으로 도입한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 정책이 정작 무주택 실수요자가 아닌, 현금부자 신혼부부만을 위한 제도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8월 현재까지 5차례에 걸쳐 입주자를 모집한 ‘미리내집’은 2025년 8월 모집에서 평균 경쟁률 39.7대1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 4월 64.3대1에 비해 3분의2 가까이 급락한 수치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일부 단지가 759대1이라는 극단적인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모집에서는 강남구 청담르엘 49㎡가 보증금 7억7298만원,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59㎡가 7억4958만원 등 6억원 이상 고가 물량이 속출하면서 관심을 보이던 실수요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문제는 ‘실수요자’였던 4050세대 다자녀 무주택자와 같은 계층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자산 형성 기간이 짧은 신혼부부에게만 집중된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책 취지와 달리 자금력이 부족한 무주택 신혼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6·27 대출규제로 정책대출(버팀목 전세대출) 한도가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신혼부부 기준)으로 줄였고, 전세보증금이 4억원을 넘으면 대출 자체가 불가해 아예 ‘현금부자’만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모집 물량 중 대출이 가능한 주택은 동작구 힐스테이트 장승배기역 44㎡(보증금 3억3228만원) 51가구뿐으로,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실제로 올 4월 4차 물량에서 정책 대출만으로 전세금을 충당할 수 있는 세대는 겨우 1.6%로 파악됐다. 즉, 거의 모든 신혼부부가 거액의 현금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제도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맹점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출산 인센티브”와 “장기거주·우선매수 청구권” 등 각종 혜택을 앞세우고 있지만, 정작 신용과 현금력이 부족한 계층은 입주 문턱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토교통부에 수도권 전세대출 한도 상향(4억→6억원)을 요청했으나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서울시의 정책 목표와 중앙정부의 금융정책도 완전히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다.

 

국제적 시각에서 봐도 한국식 장기전세주택은 계층별 지원이 불균형하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여러 유럽국가의 경우 대상 계층의 다양성, 임대료 상한제, 주택형별 맞춤화 등 다층적 설계가 기본이다. 그러나 국내 장기전세는 ‘신혼부부’라는 단일계층에 특혜가 집중되어 있고 보증금 기준, 소득 기준 장치가 사실상 정책수혜의 적정성을 흔들고 있다.

 

특이하게도 4050 다자녀 무주택 가구 등 주거취약 고령세대는 이번 정책에서 완전히 소외됐다.

 

“애를 더 낳으면 물량을 준다, 평형을 늘려준다”는 보너스 제도를 운용함으로써, 정책 실효성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주거복지와 상당히 동떨어진 형태로 작동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의 중위 전세가격은 5억6333만원(2025년 7월 기준)으로 4억을 훌쩍 넘어선다. ‘시세의 80%’라는 미리내집만의 보증금 산정 공식 역시 정부 대출정책과 충돌한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서울시의 2차 장기전세, 미리내집은 명백한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표본이다"면서 "많은 자녀와 수년간 힘들게 지내온 실수요자인 4050 무주택자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2030 돈많은 신혼부부, 이른바 부자 부모를 둔 자식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탁상행정식 정책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싸다”는 정책홍보마저 무의미하다. 목돈이 부족해 공공임대주택 문을 두드리는 신혼부부에게 수도권 기준 7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은, 실질적으로 고액 자산가에게만 '특혜'의 문을 여는 결과와 같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금융권에선 일반 은행 대출을 써야 하므로 이자 부담 역시 문제로 지목된다.

 

최근 서울시는 정책의 한계를 의식해 비(非)아파트, 오피스텔 등 물량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의 규제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실수요자 현실과의 괴리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7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The Numbers] DSR·LTV도 대감집 머슴에게 '딴세상'…사내대출, ‘부동산 규제 우회 통로’로 급부상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최근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운영하는 사내대출 제도가 ‘부동산 규제 우회 통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삼성,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SK하이닉스, 두나무 등 유수의 기업들은 직원 복지 수단으로 사내대출 한도와 금리를 대폭 상향·인하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두나무는 최근 집값 안정 대책에도 불구, 사내대출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리고 금리 역시 무이자에 가깝게 운용해 ‘역대급 복지’ 논란의 중심에 섰다.​​ DSR·LTV 적용 없는 사내대출, 실제 규모 5년 새 63% 급증 사내대출이 ‘근로복지기금’으로 취급된다는 사실은 돈줄이 막힌 실수요자들에게 큰 매력이다. 회사가 직접 대출을 시행할 경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금융권 규제와 관계없이 한도 산정이 자유롭고, 신용점수에도 영향이 없다. 실제 2020년 연간 대출액은 2조원대에서 2023년 3조392억원까지 63%나 늘었고, 공공기관을 포함한 상위 7개 기관의 사내대출 잔액도 최근 5년간 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국내 대표적인 사내복지가 우수한 회사별 사내대출 한도와 금리는 다음

유진그룹 계열 티엑스알로보틱스, ‘싱귤레이터’ 특허 출원∙∙∙고정밀 물류 자동화 솔루션 출시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유진그룹(회장 유경선) 계열 로봇∙물류 자동화 전문기업 티엑스알로보틱스(대표이사 엄인섭)는 자체 개발한 상품 분류 및 정렬 시스템 관련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해당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출원된 특허는 ‘상품의 분류와 정렬이 가능한 싱귤레이터(Singulator)’로 무작위로 투입된 상품을 자동으로 개별 인식·분류하고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해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단순 이송 중심 장비와 달리 정렬의 정확도와 유연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핵심 기술은 싱귤레이터의 각 모듈 제어 기술과 비전(영상 인식) 시스템이다. 카메라가 상품의 형태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면, 싱귤레이터의 각 모듈이 분류 과정에서 상품의 자세 및 방향과 배출 순위를 동시에 조정한다. 이를 통해 상품이 크기나 형태에 따라 자동으로 정렬되고, 1열 또는 다열 형태로 개별 배출이 가능하다. 그 결과 물류센터의 자동화 속도와 작업 효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티엑스알로보틱스 물류자동화본부 김주원 전무는 “이번 특허 기술은 기존 싱귤레이터의 한계를 넘어, 상품을 보다 정밀하고 유연하게 분류할 수 있도록 개발된 솔루션”

[랭킹연구소]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임원 승진 확률은? 100대 기업 고작 0.82%…KB금융 16.2% vs 이마트 0.1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드라마 속 대기업에 다니는 김낙수 부장이 현실에서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내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 명함을 새길 확률은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나 올해는 작년보다 임원 문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0대 기업 직원 119명당 1명꼴로 임원으로 활약했다면, 올해는 122.5명당 1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임원으로 오를 수 있는 산술적 확률도 작년 0.84%에서 올해 0.82%로 더 낮아졌다. 단일 기업으로 최다 임원을 보유한 삼성전자도 지난 2014년 이후 일반 직원이 임원까지 오를 가능성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또 100대 기업 중 ‘KB금융’은 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편에 속했다. 업종 중에서는 증권업은 타업종 대비 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비교적 높았지만, 유통업에서 임원 되기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5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2024년 별도 기준)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수를 비교 조사했다. 조사 대상 임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