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과학자들은 약 4300만년 전, 북해 해저 700미터 아래에 위치한 실버핏 분화구가 약 160미터 크기의 소행성 충돌로 형성됐음을 최종 확인하며 수십 년간 이어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BBC, Heriot-Watt University, Cosmos Magazine, NASA, Nature Communications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에든버러 헤리엇 와트 대학교 우이스딘 니콜슨 박사 연구팀이 첨단 탄성파 영상 기법과 석영 충격 변형 샘플 분석을 통해 입증했다.
니콜슨 박사는 “이 샘플들은 극한 충격 압력에서만 형성되는 구조를 보여, 임팩트 분화구 이론을 명백히 입증한다”고 말했다. 해당 충돌은 당시 약 100미터 높이의 쓰나미를 유발하며 1.9마일(약 3킬로미터) 너비의 충돌구를 남겼다. 이로써 지상에는 약 200개의 확인된 충돌 분화구가 존재하고, 해양에서는 33개가 확인되어 과거 지구 충돌의 희귀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또한 호주 남부 지역에서 1100만년 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고대 소행성 충돌의 증거가 자연유리인 테크타이트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커틴대학교와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공동연구진은 “아낭구이트(ananguites)”라 불리는 새롭게 발견된 테크타이트가 호주에 특이하게 존재함을 확인하면서, 이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거대한 운석 충돌 사건을 기록한 유리 조각임을 밝혀냈다.
이 충돌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등 화산호 인근 지역일 가능성이 크나 충돌 분화구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사례로 전 세계에 6번째 확인된 테크타이트 산포 지대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구 역사상 대형 충돌 빈도와 분포에 대한 통찰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연구진은 이러한 고대 충돌 연구가 단순한 과거 지구 연구를 넘어 앞으로 예상 가능한 대형 소행성 충돌 위험 평가와 행성 방어 전략 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강조했다. NASA와 여러 지질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대형 충돌 사건은 포괄적인 감시와 대비가 요구되는 자연재해로, 5억년 지구 역사 동안 약 5000만년에서 1억년 간격으로 대규모 소행성 충돌이 발생해왔다.
이번 실버핏 사례는 칙술루브 분화구와 같이 멸종과 대변화를 유발한 충돌 구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현시점에서 행성 방어 체계 구축에 필수적인 충돌 빈도 및 규모 산정에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질학과 우주과학계는 이번 발견들이 지구 충돌 기록의 공백을 메우고 미래 재난 대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실버핏 분화구가 해양 아래에 위치해 쉽게 발견되지 않았던 만큼, 미지의 충돌 분화구 탐사에 첨단 탐사 기술과 광범위한 시료 분석을 접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호주에서의 테크타이트 발견 역시 아직 미지의 충돌 분화구를 찾는 새로운 단서가 될 전망이다.
이로써 20년 넘게 이어진 실버핏 크레이터 형성 논쟁이 최첨단 연구로 마침내 해결되어, 고대 소행성 충돌이 지구 환경에 얼마나 극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졌다. 동시에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고대 충돌 흔적들이 많다는 점은 앞으로의 행성 방어 및 지질학 연구에 무궁무진한 과제와 가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