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소행성 베누가 태양보다 더 오래된 별의 먼지를 품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임무는 소행성 베누가 태양계와 그 밖의 우주에서 온 물질을 포함한 우주 타임캡슐임을 밝혀냈으며, 이에는 태양보다 오래된 고대 별먼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Nature 저널에 2025년 8월 21~22일 발표된 3편의 연구논문들은 베누의 모(母) 소행성이 목성과 토성 궤도 밖 외부 태양계에서 형성됐으며, 수십억 년에 걸쳐 물과의 상호작용, 태양풍 등 극한 우주 환경에 의해 극적인 변화를 겪었음을 밝혔다.
베누, 태양계 바깥 먼지와 물이 공존하는 '복합체'
NASA 공식 발표 및 Nature Astronomy, Nature Geoscience(2025),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애리조나대 연구팀 공동 보도자료등에 따르면, 애리조나대 연구팀의 제시카 반즈 부교수는 "베누의 모소행성은 태양계 외곽, 어쩌면 목성과 토성 궤도 밖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며, 이후 소행성대 충돌로 산산이 부서졌다"고 설명했다.
나노미터 크기 규모까지 동위원소 조성을 분석하는 정밀기술로 이른바 ‘전(前)태양계 성분’인 별먼지 조각들을 확인했다.
반즈 박사는 "오래전에 죽은 다른 별에서 온 별먼지들이 태양계 형성 가스와 먼지 구름에 흡수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누 표본 122그램 중 80% 넘는 광물이 수십억 년 전 얼음이 녹아 반응하며 형성된 수분을 내포하고 있어, 과학자들은 베누의 조상 소행성이 한때 얼음이 풍부한 ‘젖은 세계’였음을 시사한다. 애리조나대 톰 제가 교수는 "약 25℃의 온도에서 물이 암석과 반응해 현재의 물 함유 광물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 풍화, 예측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 중
NASA 존슨우주센터 린지 켈러 박사 등이 이끈 연구팀은 미세 운석 충돌과 태양풍이 베누 표면을 빠른 속도로 풍화시켜 미세 크레이터와 일시적으로 녹았던 암석 튀김 자국을 남긴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우주 풍화 과정은 대기가 없는 베누가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기 때문에 발생한다.
생명 기원의 단서도 확인
베누 샘플에서 아미노산 33종, DNA·RNA 유전물질 5대 염기 모두가 검출됐다. 특히, 벤누의 암모니아 농도는 일본 하야부사2 임무로 수집한 소행성 류구 시료보다 약 75배 높아 외부 태양계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대니 글래빈 박사는 "베누 샘플은 복잡한 유기물 ‘수프’로, 태양계 밖 혹은 먼 과거 생명의 전구체가 지구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라 강조했다.
지구 과학·우주 탐사 새 기준 제시
OSIRIS-REx 임무가 2023년 지구에 안겨준 122g의 베누 시료는 달 이외 지구로 직접 반입된 최대 외계 샘플로, 망원경 관측의 한계를 극복해 태양계 형성과 진화를 한층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우주 재료의 기원, 고대 물의 역할, 그리고 외계 천체 표면의 변화 메커니즘을 사실 기반으로 재정립할 수 있게 됐다.
베누 연구는 향후 태양계 내 다른 소행성 탐사와 미래의 우주 생명체 연구에 중요한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며, 국내외 천문 및 우주과학계에도 강력한 연구 자극과 방향을 제공하고 있다.